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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이라와 비교 말아주세요” 외친 이상화의 진심

입력 | 2018-02-07 05:30:00

‘빙속여제’ 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그 무대다. 최대 라이벌은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 그러나 이상화는 고다이라와의 비교를 거부한 채 자신만의 레이스에 집중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이상화가 6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강릉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6일 강릉 미디어빌리지 웰컴센터 앞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독일에서 마무리훈련을 마치고 결전지에 입성한 이상화(29·스포츠토토)의 모습을 담기 위해서였다. 동료들과 함께 버스에서 내린 이상화의 표정은 밝았다. 전혀 지친 기색이 없어 보는 이들을 안심시켰다. “이제 실감이 난다. 다음주 일요일(18일)에 첫 스타트라는 사실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이상화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와 1000m에 출전한다. 특히 주종목인 500m에선 역대 두 번째 올림픽 3연패의 위업에 도전하는데, 그러려면 강력한 경쟁자 고다이라 나오(일본)를 넘어야 한다. 이 때문에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대회 전부터 이상화에게는 고다이라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때마다 이상화는 특유의 의연한 자세로 웃어넘기곤 했다. 맞대결이 아닌 개인기록으로 승부를 가르는 스피드스케이팅의 특성상 누군가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였다.

고다이라 나오-이상화(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고다이라와 비교 말아달라, 내가 잘하겠다!”

이날도 이상화는 고다이라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미소를 머금고 생각을 전하는 모습은 전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목소리에는 한층 힘이 실렸고, 어느 때보다 직설적이었다. “결과와 관계없이 뜨거운 승부를 하고 싶다”는 고다이라의 인터뷰 내용을 전해 듣고는 “(고다이라와 승부는) 늘 뜨거웠다”며 “나도 이긴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얼마나 내려놓느냐에 따라 기록이 나올 것이다. 더 이상 (고다이라와) 비교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기겠다는 생각보다는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가 중요하다. 내가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인코스에서 주행중인 이상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인코스? 아웃코스? “다 괜찮다!”

코스에 대한 생각도 가감 없이 전했다. 월드컵시리즈에선 랭킹포인트에 따라 코스를 배정하지만, 올림픽에선 추첨을 통해 출발 위치를 결정한다. 두 차례 레이스의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가린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선 인코스와 아웃코스에서 번갈아 출발했는데, 이번에는 한 번의 질주로 순위가 갈리는 터라 코스 배정도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상화는 “둘 다 상관없다. 2017~2018시즌 월드컵 1~4차대회 모두 아웃코스에서 탔다. 오히려 인코스 출발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린 것 같아 독일 전지훈련 때 그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니다. 어디서 타든 부담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6일 입촌한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트스케이트 대표팀이 오후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에서 훈련을 가졌다. 이상화가 훈련 준비를 하다 환하게 웃고 있다. 강릉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2년 전 한중전, 지금은 한일전. 동양인 선수들 강하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동양인 선수들의 약진이다. 과거에는 피지컬에서 앞선 서양 선수들이 득세했지만, 최근 들어 흐름이 달라졌다. 2016년 장훙(중국)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이상화는 2년이 지난 지금도 동양인인 고다이라와 경쟁하고 있다. 이에 이상화는 “2년 전에는 한중전이었고, 이번에는 한일전이다. 동양인 선수들이 참 강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요즘 기사를 보면 나보다 그 선수(고다이라) 얘기가 많더라.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내게 초점을 맞춰주셨으면 좋겠다. 비교하지 말아달라. 내가 열심히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선수촌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고다이라 얘기는) 이제 그만”이라고 외쳤다.

강릉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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