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호가에도 거래 이뤄지는 ‘매도자 우위’ 시장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각 구청에 신고된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9622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4480건)보다 2.1배로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처음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아파트 시장 활황기로 꼽히는 2007년(6183건), 2015년(6823건)보다도 각각 40% 이상 많다.
강북에서는 통근 여건이 좋은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1년 새 거래량이 4배로 뛴 용산구(297건)가 대표적이다. 성동구와 마포구 매매거래도 각각 2.8배, 2.0배로 증가했다.
중소형 주택이 많은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경우 지난달 거래량이 1067건으로 지난해 1월(776건)에 비해 37.5% 많았다. 겨울방학을 맞은 실수요자와 전세를 끼고 소형 아파트를 매매하려는 투자수요가 모두 늘었다는 게 공인중개업계의 설명이다.
거래량이 늘자 매매가 상승세도 가팔라졌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1.34%로 2008년 6월(1.43%)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주택시장의 비수기로 꼽히는 겨울철에 집값이 큰 폭으로 뛴 것은 이례적이다.
○ “추가규제 예고로 이달 거래량은 줄어들 것”
양지영 R&C연구소장은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투자)’가 활발했던 강북 등 소형 아파트 지역에서는 청약조정대상지역의 양도소득세가 중과되는 4월 이전에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도 많았다”며 “이들은 대부분 자기 돈이 많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거래 활황세가 이달 이후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명절 연휴 전후에는 대개 주택거래가 줄어드는 데다 정부가 현재 30년인 재건축 가능 연한을 늘리는 등의 추가 규제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매거래 신고가 계약일로부터 60일 안에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계약된 거래가 반영되는 3, 4월 거래량은 지난달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