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파고 리 ● 알파고 제로 3국 5보(69∼78)
흑 69가 백에게 물러서라고 굴복을 요구한 것인데 백도 70으로 강하게 부딪친다. 서로 양보할 수 없는 기세의 싸움이다.
백 70에 대해 흑의 응수가 만만치 않다. 맨 먼저 떠오르는 수가 참고 1도 흑 1인데 백이 2, 4로 두면 흑의 약점이 도드라진다. 백 6의 젖힘이 있기 때문. 백 18까지 전반적으로 백이 두터운 모양이다.
알파고는 직접 응대하기가 곤란해지면 상대의 응수를 역으로 물어보는 응수타진의 귀재다. 여기서도 흑 71, 73으로 둬 백에게 “어떻게 받을래”라고 물었다.
그래서 백 74로 내려뻗는 것은 당연하다. 좌하 흑 한 점이 크게 들어간 상황. 그 대신 흑은 하변 백을 납작하게 누르면서 공격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 하변 백은 완생한 형태가 아니다.
그런데 흑 77 때 당연히 A로 둬 흑 한 점을 잡아야 할 것 같은데 백 78로 응수한 이유는 무엇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