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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명소’ 몰디브 국가비상사태

입력 | 2018-02-07 03:00:00

現대통령, 이복형인 前대통령 체포
외교부, 수도 말레섬 방문자제 권고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인도양의 아름다운 섬 몰디브에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압둘라 야민 몰디브 대통령은 5일 15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을 체포했다. 가윰 전 대통령은 2008년까지 몰디브를 30년간 통치한 인물로 야민 대통령의 이복형제이기도 하다. 비상사태 선포로 법원의 영장 없이 압수와 수색, 체포, 구금 등이 가능해졌고 집회의 자유도 제한됐다.

몰디브 정국이 이렇게 불안해진 것은 1일 구금된 야당 정치인 9명을 석방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을 야민 대통령이 거부하면서부터다. 대법원은 2015년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로 13년형을 선고받았던 몰디브의 첫 민선 대통령 모하메드 나시드에 대해서도 “정치적 외압이 있었다”며 재심을 명령했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나시드는 스리랑카로 망명해 차기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집권당에서 탈당했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정치인 12명에게도 복직 명령을 내렸다. 이들이 의회로 돌아오면 집권당인 몰디브 진보당은 다수당의 지위를 잃어 야당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정치적 궁지에 몰린 야민 대통령은 대법원의 명령을 거부하고 최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한편 외교부는 몰디브에 거주하거나 체류 예정인 우리 국민에게 수도 말레섬 방문을 자제하고 신변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