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회사가 휴가비용 공동부담… 기업참여 이끌 ‘당근’ 여전히 미흡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근로자 휴가지원제도’가 한 차례 실패했던 2014년 시범 사업 형태 그대로 시행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의 국책과제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지만 이대로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근로자 휴가지원제도는 근로자가 20만 원, 기업이 10만 원을 국가가 만든 기금에 내면 국가가 10만 원을 보태 근로자가 국내 여행을 할 때 이 돈을 포인트 형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직장인들의 연평균 휴가일수가 7∼9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1일에 한참 못 미치는 한국 휴가문화를 개선하고 내수 관광을 살린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2014년 시범사업 도입 당시 정부는 근로자들의 휴가 기금을 마련하는 프랑스의 ‘체크바캉스’를 벤치마킹한 바 있다.
하지만 이 휴가지원제도는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시범 운영됐다가 1년 만에 폐지된 제도의 단점이 보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관광 유인책도 미흡하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공개한 ‘2014년 시범사업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자 휴가지원제도 참가자의 83.1%가 ‘해외여행 계획을 국내여행으로 바꾸지 않았다’고 답했다. 당시 ‘포인트 사용처가 부족하다’ ‘포인트를 어디서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많았다.
올해도 이런 점은 개선되지 않았다. 문체부가 전남 해남군에 국민 휴양형 펜션단지를 만들겠다고 했으나 150실 규모에 불과하고 시행을 몇 달 앞둔 지금까지도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실제로 펜션단지가 만들어질지도 불투명하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정부는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해 기업 참가율을 높이고 기업은 근로자의 정당한 휴가 사용을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