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는 탕파 대신 주머니 난로를 썼다. 연료를 태워 열을 내는 라이터 모양 난로는 곧 핫팩으로 대체됐다. 과거에는 금속 단추를 꺾어 열을 내는 액체 형태가 많았지만 지금은 가루형 핫팩이 대세다. 값싸고 간편한 데다 발열 지속 효과도 좋아 한겨울 산과 낚시터는 물론 병영에서도 필수품이다. 쓰임새도 다양하다. 발이나 등에 붙이기도 하고 조끼에 넣어 입기도 한다. 핫팩은 철가루가 산화할 때 열이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한번 산화된 재료는 다시 쓸 수 없어 일회용이라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미국 선수단이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입을 첨단 발열 파카에도 관심이 간다. 배터리를 이용한 발열 의류가 처음 선보여진 것은 아니지만, 옷감 안에 가느다란 전선을 넣은 기존 제품과 달리 안감에 전도성 잉크를 프린트해 전류를 흘려보내는 방식이어서 가볍고 활동성이 좋다. 다만 세탁 후에는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데, 최근 우리 연구진이 세탁을 해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섬유 형태 발열체를 개발해 상용화 전 단계에 들어갔다고 하니 이런 문제도 곧 극복될 것으로 보인다.
주성원 논설위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