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18/02/08/88563935.1.jpg)
임인권 명지대 기계공학과 교수
많은 사람들이 초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이 차량이며 특히 경유차에서 비롯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많이 다르다. 2001년도 및 2006년 환경부 미세먼지(PM10) 배출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배출량의 85% 이상이 도로 재비산먼지였고, 경유차 배출가스에 의한 배출량은 약 9%에 불과했다. 도로 재비산먼지는 차량 운행으로 도로 토양입자, 마모된 타이어 가루 등이 대기로 흩어지며 형성되는 미세먼지다.
그렇다면 도로 재비산먼지 저감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환경정책이 당연히 시행됐어야 했다. 그런데 환경부는 경유차 배출가스를 미세먼지 배출 주범으로 낙인을 찍었다. 이렇게 해서 대기환경관리 예산 대부분을 도로 관리를 하는 국토교통부가 아닌 환경부가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명분이 만들어졌다. 대기정책에 10년 이상 5조 원 가까운 예산이 사용됐으나 달라진 것은 없는 듯하다.
심각한 사례는 또 있다. 최근 건설장비의 구형 엔진을 신형 엔진으로 교체하는 사업이 세금으로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신형 엔진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2003년 이전 생산된 차량용 경유엔진의 배출량보다 더 많다. 미세먼지 배출을 줄인다면서 초미세먼지를 더 많이 배출하는 엔진으로 교체하는 이상한 정책에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국민은 무모한 정책을 추진하는 데 돈을 쓰라고 세금을 내는 게 아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비정상적인 정책 사업들을 재검토해서 효율적이고 일관성 있는 대기환경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들에게 푸른 하늘을 돌려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임인권 명지대 기계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