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고리’ 대만 2년만에 화롄서 6.0 강진… 6명 사망, 258명 부상
7일 오후 현재 대만 당국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6명이 사망하고 258명이 부상을 입었다. 기울어지거나 무너진 건물에서 나오지 못한 실종자가 67명이나 돼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2016년 2월 6일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에서 규모 6.4 강진이 발생해 117명이 사망한 지 꼭 2년 만에 다시 강진이 발생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1∼3층이 무너져 내리면서 건물이 60도 이상 기울어 붕괴 위험에 처한 윈먼추이디(雲門翠堤)빌딩이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속에서 구조당국이 지지대를 설치해 붕괴를 막으려 하고 있으나 대만 언론들은 “1시간마다 5cm씩 기울고 있어 완전히 붕괴될 경우 안에 갇힌 실종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대만 전문가들은 유독 빌딩 4채만 피해가 큰 데 대해 이 빌딩들이 지진활동이 일어나는 단층대에 위치해 있었음에도 부실공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만 롄허신원왕(聯合新聞網)은 토목기술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4채 모두 ‘저층 허약 빌딩’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빌딩 1층에 벽이 적고 기둥이 많아 약한 1층 구조가 건물 중량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버렸다는 것이다. “대만당국은 이 빌딩들의 건축 신청 당시 자료와 설계도면 등을 통해 부실공사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롄허신원왕이 전했다. 대만 중앙통신사도 토목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퉁솨이호텔이 외면이 불규칙한 형태로 안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강진을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는 현지 보도에서 윈먼추이디빌딩 1, 2층에 있는 퍄오량성훠여관이 “여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방 벽들을 허무는 등 개조하면서 건물 중량을 견디는 힘이 약해진 것이 아닌가”라는 주민들의 의혹을 보도했다.
6일 밤 지진 발생 당시 대만은 ‘국가급 경보’를 발령했다. 지진은 20∼30초간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퉁솨이호텔에 머물던 중국인 여성 여행객 쿵(孔)모 씨는 “호텔 5층에서 자고 있다가 지진에 놀라 남편과 함께 1층으로 탈출하려 했으나 3, 4층에서 건물이 뒤틀려 내려가지 못하고 다른 계단으로 기어가다시피 해 옆 건물로 탈출했다”고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에 전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강진 다음 날인 7일 지진 현장을 방문해 “구조 활동을 절대 포기하자 말라”고 강조했다. 대만 정부는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지진 피해 지역에 7일간의 휴교령 등 임시 휴일을 선포했다. 4만 가구가 지진으로 단수됐다가 4900가구가 회복했으나 아직 3만5100가구가 단수 상태라고 대만당국은 밝혔다.
지진 발생 이후 규모 5.0 이상 지진 9차례를 포함해 약 250차례 여진이 이어져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대만 기상당국은 “앞으로 2주간 규모 5.0 이상의 여진이 발생할 것이고 규모 6.0 이상의 강진이 다시 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