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음악 들을 때 스마트폰을 쓴다. 놀라운 일이다. 과거에는 MP3 플레이어가 흥했고, 그 이전에는 CD 플레이어, 그 이전에는 워크맨이나 마이마이 같은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를 들고 다니며 음악을 들었다. 그렇다 모두 휴대용이다. 휴대용을 위장한 벽돌 같은 물건도 있었지만 어찌되었건 들고 다닐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
기술이 좋아지면서 너도 나도 손에 들고 다니며 음악을 듣지만 더 원초적인 시대(?)에 음악은 특정 공간에서 듣는 나름 고급진(?) 취미였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LP판 위에 카트리지(바늘)를 올리거나 고급진 오디오 전용 CD를 이용하던지 상관 없다. 편하게 앉아 소리의 질감을 온 몸으로 느끼며 눈을 지긋이 감으며 귀르가즘을 느끼면 되는 것이다.
아이리버 IA1000. (출처=IT동아)
이 정도는 아닐지 몰라도 적당히 운치를 느끼며 실내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아이리버 IA1000만 있으면 된다. MP3나 무손실 음원(FLAC)도 좋지만 가끔은 CD를 스윽 밀어 넣은 다음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 여유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별 것 없어 보이는데 기능은 제법 충실하다. CD는 일반 음반은 물론이고 별도 제작한 MP3 CD도 알아챈다. 이 외에 USB와 외부 기기 연결도 가능하고 FM 라디오 수신까지 제공한다. 이 물건 하나만 있으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심야의 라디오 청취에도 도전해 보자. 잠은 줄겠지만 감성은 충만해질지도 모른다.
아이리버 IA1000. (출처=IT동아)
음질은 아이리버 답게 준비했다. 두 개의 빵빵한 스피커를 달았고 뒤에는 저음을 표현하기 위한 공기 배출구까지 마련했다. 그만큼 풍부한 소리를 들을 수 있겠다. 단, 너무 과하면 민원이 빗발치니 조심하자. 이 외에 5가지 음향 효과도 있어 취향에 따른 음색을 느끼는 것도 가능하다.
휴대성과 편의성을 앞세우는 삭막한 시대에 아이리버 IA1000은 조금이나마 우리 삶에 여유를 가지라는 메시지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역시나 이 물건을 손에 넣기 위한 비용(24만 9,000원)을 확보하려면 삭막한 시대를 돌파해야 하는 아이러니함은 남아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