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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펜스, 리셉션장 5분만에 떠나…北김영남 마주치지 않으려고?

입력 | 2018-02-09 20:13:00

청와대사진기자단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하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사전 리셉션에 참석했다가 5분만에 자리를 떴다.

강원도 평창 소재 블리스 힐스테이에서 열린 이 리셉션은 개막식 전 문 대통령이 한국을 찾은 각국 정상급 인사들을 초청한 자리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초대됐다.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날 예정된 시작 시간인 6시를 조금 넘겨 행사장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이 이들을 10여분 기다리다가,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6시11분께 행사장에 입장해 리셉션을 시작한 차였다.

문 대통령은 행사가 시작한 만큼 다른 외빈들을 두고 자리를 뜨기 어려워 자신의 리셉션 환영사,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건배사 등을 마친 뒤 두 인사를 찾았다.

펜스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행사장 옆 별도의 방에서 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한미일 공동 기념촬영을 갖고, 이후 세 사람은 6시39분에 리셉션장에 나란히 입장했다.

아베 총리는 행사장에 착석했지만 펜스 부통령은 착석하지 않고 각 정상들과 악수를 마친 뒤 입장한지 5분만인 6시44분 행사장을 나갔다.

펜스 부통령은 김영남 위원장과는 악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펜스 부통령이 북측과의 만남을 꺼려 리셉션장에 얼마 머물지 않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측이 북한과 어떠한 접촉도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밝힌 것이라는 풀이다.

미국 측은 앞서 펜스 부통령 방한 전에도 북측 인사의 동선과 겹치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펜스 부통령은 오늘 미국 선수단과 6시30분 저녁약속이 돼 있었고, 저희에게 사전고지가 된 상태였다”며 “그래서 테이블 좌석도 준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출입기자단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이같이 밝히며 “펜스 부통령은 포토 세션에 참석한 뒤 바로 빠질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께서 ‘친구들은 보고 가시라’고 해 리셉션장에 잠시 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리를 뜨는 게)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고 펜스 부통령 일정 협의 과정에서부터 불참 의사를 내비쳤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