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개회식 하이라이트
22개국 다문화가정 어린이 합창단, 애국가 부르며 화합 메시지 전해
영하에 상의벗고 입장 통가 선수 “태평양 건너왔는데… 난 춥지 않다”
선수단 입장때 한국가요 흘러… 세계에 퍼진 한류 자신감 보여
백호와 산골 아이들 9일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올림픽 개회식의 첫 키워드는 ‘평화’였다. 아이들이 고대 설원을 거쳐 백호, 고분 벽화에 나오는 사람들과 함께 평화를 기원하는 춤을 추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평창=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평창 올림픽 개회식장에서 단연 눈길을 끈 선수는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의 크로스컨트리 스키 국가대표 피타 타우파토푸아(35)였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태권도 선수이자 통가 기수로 나섰던 그는 1년 6개월 만에 다시 기수로 등장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그는 상의를 벗고 몸에 기름칠을 한 채 기수로 나섰다. 이번 대회에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로 전향해 출전했다.
촛불로 평화올림픽 기원 9일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개회식은 평화를 강조했다. 촛불을 든 공연자들이 비둘기 모양으로 모인 가운데 무대 위에서는 가수 하현우, 이은미, 전인권, 안지영(왼쪽부터)이 존 레넌의 ‘이매진’을 함께 열창하며 평화를 기원했다. 평창=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육상선수에서 봅슬레이 선수로, 다시 스켈레톤 선수로 전향한 가나의 아콰시 프림퐁은 혼자서 국기를 흔들며 입장했다. 평창 올림픽 출전을 위해 모금운동까지 벌여야 했던 그는 한국인 기업가의 후원을 받아 출전할 수 있었다. 이색 관중도 눈에 띄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으로 분장한 외국인 관중도 있었다.
선수단이 입장하기 전에는 첨단 기술을 이용한 개회식 공연이 눈길을 끌었다.
“육! 오! 사! 삼! 이! 일! 영!”
어, 김정은-트럼프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장인 올림픽스타디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으로 분장한 외국인 두 명이 등장해 관람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평창=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평화를 상징하는 상원사 동종이 울려 퍼지면서 세상이 순백의 눈과 얼음 공간으로 변하는 장면, 음양의 조화를 상징하는 태극 문양 속에 수백 명이 등장한 장구춤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5명의 소년이 여행을 떠난다는 스토리 라인에서 등장하는 사람의 얼굴을 한 새 ‘인면조’, ‘웅녀’ 등 전통 신화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등장했다. 5명의 아이는 세계의 화합을 상징하는 올림픽 오륜을 뜻한다.
영상 속에 나타났던 백호는 무대 위 백호 탈을 쓴 사람들로 변했다. 고대의 벽화 속에서 살아난 백호를 따라 설원에 도착한 아이들 앞에는 수묵화 형태로 백두대간이 펼쳐졌다.
아이들이 잠시 무대를 비운 뒤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극기를 형상화한 공연이 펼쳐졌다. 텅 빈 무대에서 전통 악기인 장구 연주 소리가 들려오고 영상을 통해 어둠 속에서 빛들이 모여 거대한 기운을 형성하는 모습이 재생됐다. 음악이 절정에 이르자 무대 중앙 장구 연주자들의 옷 색깔이 순식간에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바뀌어 ‘태극’을 형상화했다.
촛불로 평화올림픽 기원 9일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개회식은 평화를 강조했다. 촛불을 든 공연자들이 비둘기 모양으로 모인 가운데 무대 위에서는 가수 하현우, 이은미, 전인권, 안지영(왼쪽부터)이 존 레넌의 ‘이매진’을 함께 열창하며 평화를 기원했다. 평창=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평창=정윤철 trigger@donga.com·박은서·김성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