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신문반 “USB로 南드라마 봐”
성남시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이송되는 북한 귀순병사 오청성 씨. 수원=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국가정보원과 군 당국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신문반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운전병 오청성 씨(24)가 만취한 상태에서 음주 교통사고를 내고 우발적으로 귀순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11일 국회 정보위원회 등에 따르면 오 씨는 지난해 11월 13일 친구인 운전병 이모 씨와 함께 개성 시내에서 북한 소주 12병을 나눠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운전병은 다른 보직에 비해 개인 시간이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혼자서 7병 정도 마신 오 씨는 만취한 상태에서 “판문점을 구경시켜 주겠다”며 이 씨를 지프차에 태우고 판문점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2, 3차례 추돌 사고를 일으킨 오 씨가 시설물을 크게 파손했거나 사람을 친 것으로 판단해 귀순한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오 씨는 신문 과정에서 “배수로에 빠진 지프차 안에 친구가 남아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정보당국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북한군이 지프차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 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오 씨는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원인과 동기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회피했다고 한다. 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도 밝히지 않았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