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배 대상경주 역전우승 2위 ‘리드머니’ 9마신 차 제쳐, 작년 3관왕… 최고 암말 확인
국내 고별무대였던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에서 6세 암말 실버울프와 우승을 엮어낸 조르제 페로비치 기수. 과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중위권에서 서서히 치고나가 3위로 달리던 8번 말이 마지막 4번 코너에서 바깥쪽으로 돌면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냈다. 안쪽에서 앞서 달리던 말들을 모조리 제친 이 말은 200m 넘게 유유히 선두를 질주한 끝에 맨 먼저 골인했다. ‘실버울프’가 국내 최강의 암말로 탄생한 순간이었다.
실버울프는 11일 경기 과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제9경주(1800m)로 열린 제22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에서 1분59초를 기록해 ‘레이싱 퀸’에 등극했다. 국산과 외산을 통틀어 4세 이상의 암말이 출전해 최고를 가린 이번 대회에서 실버울프는 2위 ‘리드머니’를 무려 9마신(馬身·말의 몸길이로 1마신은 약 2.4m) 차로 제치는 완승을 엮어냈다. 총상금 2억5000만 원 가운데 우승상금 1억4250만 원을 받았다.
이날 실버울프와 호흡을 맞춘 조르제 페로비치 기수(36)는 세르비아 출신으로 ‘발칸반도의 늑대’라는 별명을 지녔다. 이탈리아에서 뛰다 2015년 국내 무대에 데뷔한 그는 지난해 11월 통산 200승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레이스를 끝으로 당분간 한국을 떠날 계획이라 화려한 피날레가 됐다. 페로비치 기수는 “실버울프는 내게 특별한 말이고 워낙 출중한 능력을 갖춰 우승을 확신하고 있었다. 한국 활동 마지막 날 이렇게 큰 경주에서 우승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동아일보배 대회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약 3만2000명의 관중이 몰렸으며 총매출액은 약 53억 원을 기록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