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출신의 1세대 바리스타 박이추 씨는 1988년 서울 대학로에 커피하우스 보헤미안을 열었다. 인스턴트 다방 커피만 마시던 시절, 박 씨의 등장은 로스터리 커피문화를 확산시키는 시발점이었다. 이후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서 그는 ‘커피 명장’으로 통했다. 박 씨는 2000년대 들어 강릉으로 커피하우스를 옮겼다. 많은 바리스타들이 그를 따라 강릉에 둥지를 틀었고 안목해변엔 자판기 대신 제대로 된 커피숍이 들어섰다. 지금은 해변 500m 거리에 30여 곳의 카페가 성업 중이다.
▷커피에 관한 한 강릉엔 없는 것이 없다. 박이추 씨의 보헤미안 커피공장, 스타벅스에 맞서겠다는 야심을 지닌 테라로사 커피공장 겸 본점 커피숍은 강릉 커피의 자존심으로 꼽힌다. 테라로사 본점에선 하루에 1.5t의 원두를 볶는다. 강릉 곳곳엔 로스터리 카페가 있고 도심 외곽에는 커피박물관과 커피농장도 있다. 농장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상업용 커피나무를 재배한다. 두부로 유명한 초당마을에선 1960년대 정미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카페로 활용하는 곳도 있다. 지역특산품으로 원두 모양의 커피빵을 생산한다.
이광표 논설위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