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남자 쇼트트랙팀에 찬사 곽윤기-황대헌 10살 차이 나지만 역대 어느 대표팀보다 허물없어 임효준은 형들 세리머니 ‘복사’도
‘찰떡 케미’를 보여주고 있는 쇼트트랙 남자대표팀 곽윤기와 김도겸, 임효준, 서이라(왼쪽부터). 황대헌까지 5명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남자 5000m 계주에서 12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한다. 동아일보DB
어깨를 터는 세리머니는 남자 대표팀 맏형 곽윤기(29),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펴는 건 둘째 서이라(26) 특유의 세리머니다.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맛본 임효준이 이처럼 자신의 세리머니 앞에 형들을 따라 한 건 동료들을 향한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일곱 살 어린 동생 임효준의 애정표현에 곽윤기는 해당 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서이라도 ‘좋아요’로 화답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황금빛으로 장식한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찰떡 케미스트리를 선보이고 있다. 빙판 위 빼어난 실력은 물론이고 경기장 밖의 톡톡 튀는 모습에 팬들은 남자 대표팀에 ‘빙탄소년단’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방’을 얼음 빙(氷) 자로 바꾼 것이다.
분위기 메이커는 맏형 곽윤기다. 서이라는 “후배들을 잘 챙겨주고 대화도 잘 맞춰준다. 분위기 메이커는 단연 윤기 형”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남자 대표팀 중 유일하게 올림픽을 경험한 곽윤기는 취재진 앞에서 각오를 밝힐 때도 마이크를 도맡는다. 곽윤기는 밴쿠버 대회 당시 팬들이 동방신기에 빗대 대표팀에 붙여준 ‘동빙신기’의 일원이기도 했다.
톡톡 튀는 건 서이라도 마찬가지다. 평소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그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자작 랩을 선보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평소 믹스트존 등에서 과묵하고 침착한 편인 막내 황대헌도 형들 앞에서는 애교를 마다하지 않는 영락없는 막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이라와 황대헌은 남은 500m, 1000m 등에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