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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동아]“완치 가능한 C형간염, 국가검진 통해 퇴치해야”

입력 | 2018-02-14 03:00:00

양진모 대한간학회 신임 이사장




C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없고 환자가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조기 진단을 통해 감염 여부가 발견되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하다. 이에 대한간학회는 C형 간염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며 국가 검진 항목에 C형 간염 항체 검사가 도입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대한간학회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한 양진모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교수(사진)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한간학회의 주요 사업 추진 방향과 국내 C형 간염 퇴치와 관련한 학회의 노력, 예방을 위한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최근 국회에서 C형 간염 정책 토론회가 열였다. C형 간염 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학회의 입장은 어떤가.


C형 간염은 자각 증상 없기 때문에 환자가 병원에 방문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간경화와 간암으로 진행돼 뒤늦게야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심각한 질환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고 치료비 부담도 큰 폭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국가 검진을 통해 진단을 지원하는 것이 절실하다. 국내 의료체계상 무증상 환자가 1차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경우는 드물다. 많은 경우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진단한다.

―감염 관리나 홍보·교육 등의 방법으로 감염을 제어하기가 어려운가.

물론 학회는 올해도 C형간염 홍보와 교육을 꾸준히 시행해 나갈 계획이지만 교육과 홍보만으로 증상이 거의 없는 환자에게 병원을 방문하도록 행동 변화 시키는 것은 역부족이다. 간염의 날 행사 등으로 수년간 꾸준히 C형간염을 홍보하고 교육해 왔지만 아직 질환 인지도가 현저히 낮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학회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실시했던 2013년과 2016년 조사에서 C형간염 검사를 받은 경우는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2017년 건강검진 수검자 6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39%는 C형간염 바이러스 전염 경로를 모르고 있었으며 절반 이상은 C형간염은 예방접종이 없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감염 경로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질환의 특성상 홍보나 교육은 시간이 많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진단이 필요한 고위험군 대상을 선별해 선택적인 접근이 힘들다. 학회의 일반인 대상 건강 강좌는 모객도 힘들고 다른 혈액 검사들과 같이 시약만 추가하는 건강검진 보다 인당 비용도 훨씬 많이 소요된다.

―C형 간염 치료제가 다양하게 나와 있는데 차이점은 무엇인가.

C형 간염은 유전자형에 따라 1형부터 6형까지 나눠져 있다. 치료제는 유전자형별로 각기 다른데 현재로서는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쁘다는 것은 없다. 일반적으로 치료제들은 전부 90%이상의 치료율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인터페론을 기반으로 한 치료제를 사용했는데 치료 효과가 60∼70% 정도였고 치료 기간도 6개월에서 1년이나 소요되는데다 부작용도 매우 심각해 환자들도 치료를 무척 힘들어했다. 하지만 지금은 소화제 먹듯이 3개월만 약을 복용하면 치료가 된다. 간경화 같은 경우는 꾸준히 지켜봐야겠지만 만성 C형간염이라고 해도 치료 후 1년이 지나면 완치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

―대한간학회의 향후 계획을 알려달라.

내가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4가지 목표를 세웠다. 먼저 임기 동안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의 국내 유치를 첫 번째 목표로 세우고 있다. 세계적으로 미국간학회, 유럽간학회, 아시아태평양간학회 등이 유명한데 우리나라는 영향력 있는 아시아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아태간학회를 유치하지 못했다. 임기 동안 이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두 번째로 대한간학회에서 학회지가 정기적으로 발행되고 있는데 SCI 등재를 목표로 학회지 위상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세 번째로는 학회 회원들이 더욱 활발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연구비를 증액해 연구를 독려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간 분야의 전문 초음파 교육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