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하 인제대 상계백병원 피부과 교수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선 환자는 2010년 15만5000명에서 2016년 16만8000명으로 10%가량 늘었다. 이처럼 환자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건선 증상을 건조성 피부염 정도로 생각해 진단이 늦어져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건선은 면역 이상으로 인해 혈관이 과잉 생성되고 각질형성세포가 빠르게 증식하면서 피부에 홍반성 병변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초기에 작은 발진으로 시작하다가 진행되면 전신으로 넓게 퍼지며 인설이 형성되고 피부가 두꺼워지게 된다. 가려움증도 건선의 증상 중 하나다. 중증의 경우에는 피부가 갈라지면서 출혈과 함께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눈에 잘 띄는 무릎, 팔꿈치, 종아리, 손, 발뿐만 아니라 두피, 얼굴에도 잘 발생하므로 미관상 이유로 공공장소를 찾거나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건선 치료는 증상의 경중에 따라 연고를 바르는 국소 치료, UVB 자외선 광선을 이용한 광선 치료, 경구약을 통한 전신 치료, 주사제인 생물학적 제제 치료 등이 있다. 이 중 생물학적 제제는 건선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특정 면역물질만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으로 기존 치료법으로 치료가 어렵거나 부작용을 보이는 환자에게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다만 치료제 값이 고가여서 사용에 제약이 있었는데 최근 중증 건선이 산정특례 적용을 받게 되면서 비용 부담이 10%로 줄어들었다.
건선은 초기에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경우 염증을 줄여 병변이 퍼지는 것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유사한 증상이 있을 경우 단순한 피부병으로 생각하고 방치하지 말고 꼭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검진을 받아보기를 권유한다. 또 평생 치료하고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의 특성상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고 재발이 잦으므로 일시적으로 좋아진 듯 하더라도 주치의의 안내에 따라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운하 인제대 상계백병원 피부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