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최민정, 女쇼트트랙 500m 한국 첫 금메달 도전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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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왼쪽에서 세 번째)의 실격 사유가 된 경기 장면. 캐나다의 킴 부탱(왼쪽에서 두 번째)을 바깥쪽으로 추월하려다 왼팔로 상대를 가로막은 것으로 판정받았다. 강릉=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준결선에서 올림픽 신기록(42초422)을 새로 쓰며 결선에서 가장 안쪽 1번 라인을 배정받은 최민정은 이날 결승선을 2위로 통과했다. 캐나다의 킴 부탱(24)의 손에 잠시 밀려나기도 했지만 이내 페이스를 찾으며 레이스를 이어갔다. 마지막 코너까지 선두 이탈리아 아리안나 폰타나(28)를 추월하려던 최민정은 폰타나와 불과 22cm 차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비디오 판독을 해야 할 정도로 경합이었다.
그러나 추월 과정이 문제였다. 마지막 2바퀴를 남겨놓고 최민정이 바깥쪽으로 부탱을 추월하려다 왼팔로 상대를 가로막는 듯한 동작을 했던 게 문제가 됐다. 이정수 KBS 해설위원은 “아쉽지만 실격 판정이 맞다”고 했다. 이 위원은 “2, 3년 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이 바뀌면서 추월을 시도하는 선수에게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전이경 본보 해설위원은 “최민정이 바깥쪽으로 부탱을 추월하려다 왼손을 부탱의 안쪽으로 넣은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부탱이 최민정을 밀친 동작은 그 이후에 발생했기에 최민정의 동작을 실격으로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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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
최민정은 경기장을 빠져나오면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는 “지금 눈물을 흘리는 건 그동안 힘들게 준비했던 게 생각나서 그렇다. 하지만 속은 시원하다”고 했다. 판정에 대한 불만은 없었다. “내가 더 잘했다면 부딪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떤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이겠다고 했었다. 후회는 없다”고 했다. 그는 “아직 세 종목이나 남았다. 다음 경기에선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최민정은 1500m(17일), 3000m 계주(20일), 1000m(22일)에 나선다.
최민정
최민정과 경합을 벌였던 폰타나는 2006년 토리노 대회 때부터 4번째 도전 만에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은메달은 결승선을 세 번째로 통과한 네덜란드의 야라 판케르크호프(28), 동메달은 네 번째 부탱의 차지가 됐다.
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