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진 텍사스대 교수 최종임무 맡아
하와이에 화성 비슷한 기지 조성, 음식-연료 제한… 인터넷으로 통신
8개월간 고립돼 화성생활연구… 총 6번 실험중 아시아 대장 유일

한석진 미국 텍사스대 경제학과 교수(38·사진)는 영화 ‘마션’의 주인공처럼 화성에 고립된 뒤 생존을 실험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모의 화성 탐사 ‘하이시스(HI-SEAS)’ 임무를 총지휘할 대장(커맨더)으로 지난해 11월 뽑혔다. 올해 6년째를 맞는 이 임무에 아시아인이 대장으로 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제학자인 그가 우주 모의 임무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 그는 한계 돌파와 도전을 얘기했다. 본보는 지난해 12월 방한한 한 교수를 직접 만난 뒤, 최근까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추가 인터뷰했다.
이전 대장들이 생명과학, 우주과학 등 이공계 출신인 것과 달리 그는 계량경제학자다. NASA 측에 대원들의 상호 관계가 고립된 화성 임무 수행능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는 통계 모델을 만들겠다며 자신을 어필했다고 했다.
한 교수가 거주할 곳은 화성과 흡사하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 중턱에 마련된 기지 주변에는 황량한 환경과 111m²(약 33평)짜리 좁은 거주지만 존재한다. 임무가 시작되는 15일 이후, 이들에게는 연료와 음식이 제한되고 외부와의 통신도 송수신이 20분씩 지연되는 인터넷 통신으로 제한된다. 실제 화성탐사에 대비해 4∼6명의 대원들이 짧게는 4개월, 길게는 1년 정도 이곳에 머물며 극단적으로 제한된 환경에서 장기간 생활할 때의 심리를 연구한다.
한 교수는 2016년 8월 지원한 뒤 선정되기까지 서류 전형과 세 번의 성격검사까지 거쳤다. 한 교수는 “NASA는 특히 위기대처 능력에 큰 관심을 보인 것 같다”고 했다. “일을 하지 않는 동료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등 협동심이나 리더십을 묻는 질문도 받았다.
한 교수는 “영국인 달리기 선수 로저 배니스터가 처음으로 ‘1마일 4분 벽’을 깨자 다른 선수들이 줄줄이 그 기록을 깬 것처럼, 나의 사례를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이 꿈꾸던 일에 도전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교수는 6일부터 하와이에 들어가 일주일간의 사전훈련을 받고 있다. 본임무는 15일 시작해 10월 15일까지 8개월간 이어진다.
신수빈 동아사이언스 기자 sb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