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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을 찾은 외국 정상급 인사들과 북한 방문단 에스코트를 맡은 강원 경찰이 숱한 에피소드를 남기고 있다. 지난달 30일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시작으로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방한하자 경찰은 111명으로 50개 전담 제대를 편성해 에스코트하고 있다.
한 경찰관은 8일 과로로 쓰러진 뒤 뇌졸중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엿새 동안 훈련을 마치고 북한 태권도 시범단 행사 준비를 위해 복귀했다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면서 쓰러진 것. 증세는 호전됐지만 아직도 말이 어눌한 상태라고 한다.
북한 기자단을 담당하는 경찰은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평창 국제방송센터(IBC)에서 기사 작성과 편집 등을 마친 뒤 숙소인 인제 스피디움으로 가기 때문에 이들을 에스코트하고 경찰 숙소로 돌아오면 오전 4~5시인 경우가 많다. 짬이 날 때마다 교대로 눈을 붙여야 할 형편이다.
IBC에서 진부역까지 10분 안에 북한 기자 1명을 에스코트해 달라는 관계기관의 요청도 있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했지만 경광등과 사이렌을 켠 채 달려 10분 만에 진부역에 도착했다. 당시 북한 기자는 진부역에 도착하는 북한 고위급 인사들을 취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C국 인사들은 밤에 숙소로 돌아가다 인터넷 검색에도 나오지 않는 한 카페로 가달라고 요청했다. 수소문 끝에 겨우 그 카페를 찾아 갔는데 C국 사람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이들은 늦게까지 머물렀고 경찰은 계속 대기해야 했다.
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