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파고 리 ● 알파고 제로 3국 12보(216∼239)
흑이 ●로 중앙을 뻗자 반상에는 모든 변수가 사라졌다. 물론 인간 기준에서다. 알파고 기준에선 훨씬 이전에 변수가 사라졌을 것이다.
전보에서 이상한 선수를 남발하던 백도 이젠 정신을 차린 듯 제대로 된 끝내기를 선보인다.
흑 23으로 중앙 흑 집이 확정됐다. 백 11점을 잡고 통통하게 불어난 흑 집이 30집에 가깝다. 물론 참고 1도 흑 1, 3으로 두는 것도 작지 않다. 그러나 백 6까지 되면 흑 집이 많이 깨질 뿐 아니라 가일수가 필요하다.
백은 26으로 좌변 일부를 무너뜨리는 정도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흑 29부터 흑의 선수 행진이 이어지다가 39로 석 점 잡히는 수를 방비하면서 승부가 사실상 결정됐다. 반면 10집 안팎의 차이다. 50여 수가 지나 흑 295가 놓이자 알파고 리가 돌을 던졌다. 이후 수순은 총보.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