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아귀 국물요리.
요나구니 스스무 일본 출신·‘오 키친’ 셰프
그중 하나인 아귀는 날이 갈수록 전 세계에서 인기 상승 중인 생선이다. 25종류가 있지만 식용은 3종에 불과하다. 수심 30∼500m 바다 모래바닥에서 배 부분의 짧은 지느러미를 이용해 걷기도 하고 모래를 뒤집어쓰며 몸을 숨긴다. 등지느러미 끝 피부에 유달리 발달된 촉이 있고 빛을 발하는 종도 있다.
살랑살랑 흔들어 먹이를 유혹하다가 먹이가 근접하는 순간 통째로 집어삼킨다. 몸통에 비해 입도 크지만 위도 커서 오징어, 문어, 작은 상어, 갈매기, 펭귄까지 통째로 삼키는 무서운 식욕을 가진 어류다. 이 식욕이 왕성한 물고기를 욕심 많은 사람이나 불교에서 늘 굶주림에 시달리는 귀신을 이르는 말인 아귀로 부르는 것도 재미있다.
보통 아귀는 뼈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먹지만 뼈도 국물을 낼 때 이용한다. 요리용으로는 산란 직전의 아귀를 최고로 친다. 몸이 흐물흐물할 정도로 유연하고 미끈거려 다루기가 쉽지 않다.
큰 아귀는 입 부분을 꼬챙이에 걸고 매단 다음 물이나 얼음을 채운 후 360도로 돌려가며 다듬는다. 지느러미와 껍질 부분, 내장, 간, 알, 아가미, 살 등 7부분으로 나눈다. 그중 최고의 맛은 부드럽고 진한 맛을 내는 간이다. 바다의 푸아그라로 알려져 있다. 동그랗게 형태를 말아 쪄 낸 후 새콤한 간장 소스나 된장 소스에 찍어 먹으면 최고의 술안주다.
미국 뉴욕시장에 아귀가 등장한 건 1980년대 초. 머리와 내장 부분은 없고 몸통 부분만 거래됐다. 껍질을 벗긴 후 양쪽 두 덩어리의 살을 베이컨으로 감싸 버터에 볶든지 꼬치에 꽂아 그릴 요리를 했다. 태국 요리사의 제안으로 그린 카레와 함께 개발한 요리도 선보였다. 마치 스테이크처럼 쫄깃한 식감을 주는 아귀는 당시만 해도 이질적으로 느껴졌고 맛을 아는 미식가들만 찾았다.
일본 이바라키현에서는 어부가 배 안에서 직접 만드는 아귀 요리가 유명하다. 부드럽게 간 아귀 간을 냄비에 넣고 된장으로 간을 한 뒤 끓인다. 아귀 살과 야채를 넣으면 익으면서 우러나오는 액이 마치 구정물처럼 보여 ‘도브지루(どぶじる·시궁창국물)’라고 불렸다. 이 요리는 쌀과 달걀을 넣어 죽으로 마무리한다.
요나구니 스스무 일본 출신·‘오 키친’ 셰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