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우 푸드 칼럼니스트
오늘날 아몬드는 영양학적 효능과 체중 조절에 미치는 영향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건강 간식이자 요긴한 식재료가 되었다. 하지만 아몬드가 오늘날의 ‘영양 만점’ 음식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긴 역사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성경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아몬드의 첫 등장은 기원전 1400여 년이다. 그리고 식용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기원후 600∼900년으로 이때부터 스페인, 모로코, 그리스, 이스라엘 등지에서 아몬드 재배가 성행했고 지중해와 중국 사이의 실크로드를 여행하던 탐험가들이 자연스럽게 아몬드를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렇게 아몬드는 본격적으로 유럽 전역에 알려지게 되었고 유럽인들 사이에서 굉장한 인기를 누렸다. 이후 아몬드는 다양한 형태와 조리법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아몬드는 기본적인 통아몬드 외에도 분쇄된 가루 형태로 달걀이나 버터 등과 섞어 반죽의 풍미를 높이는 재료로 활용한다. 혹은 설탕의 단조로운 단맛에 향을 더해 고급스러운 맛으로 바꿔주고, 으깨거나 편으로 썰어 식감을 더하는 요소로 쓰이기도 한다. 최근 한국에서 아몬드는 떡집의 설기 위나 반찬가게의 다양한 조림류 등 전통적인 요리와 잘 어우러지는 좋은 음식이자, 통아몬드의 형태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영양 스낵으로 인기가 높다.
또한 아몬드에 함유된 비타민E는 자외선이나 오염물질, 담배연기, 기타 환경적 요인으로 생성되는 활성산소로부터 세포조직을 보호해 피부 건강과 노화 방지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항산화 영양소이다. 한 줌의 아몬드에는 미국의학협회에서 권장하는 알파-토코페놀 형태의 비타민E가 8mg 함유되어 있으며, 이는 한국인에게 필요한 하루 비타민E 권장량의 73%에 해당하는 양이다. 특히 연구결과에 의하면 아몬드 속 알파-토코페롤 비타민E의 체내 흡수력은 일반적인 건강보조식품에 포함된 비타민E의 두 배에 해당한다고 하니 피부 건강과 체중 조절에 신경 쓰는 여성들에게 매우 이상적인 ‘뷰티 간식’이 될 수 있다.
아몬드는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의 효율적 공급원이며, 아몬드에 함유된 식이섬유와 비타민E는 인체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뿐만 아니라 아몬드 한 줌에 포함된 식물성 단백질 함량은 약 6g으로 달걀 1개의 단백질 함량 7g과 비슷하다고 하니 맛과 영양을 모두 고민해야 하는 셰프의 입장에서는 참 고마운 음식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도 아몬드가 건강하면서도 맛있고, 맛있으면서도 아름다움 유지에 탁월한 ‘뷰티 스낵’으로 활약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