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Instagram_Rolling Quarter | 좌측 원: 브래들리(Bradley) 씨
미국 플로리다 주 잭슨빌 출신의 대학생 브래들리 씨는 기숙사 생활 대신 자기만의 거주 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유는 순전히 재정적 부담 때문. 1년 치 기숙사비를 낸 후 자신의 상황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브래들리 씨는 집으로 돌아가 그동안 모아 두었던 돈을 찾았다.
제일 먼저 구입한 것은 27피트(8.2미터) 길이의 평평한 바퀴 달린 트레일러, 그 위에 자신의 손으로 주택을 지었다. 바퀴가 달린 만큼 집의 이름은 롤링 쿼터. 필요한 생활 도구와 가구는 온라인 벼룩시장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를 샅샅이 뒤져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마련했다.
사진 출처: Instagram_Rolling Quarter_롤링 쿼터 외관
나무가 어우러진 곳에 자리 잡은 이 작은 이동식 집이 브래들리 씨가 직접 만든 집. 230평방 피트(약 6.5평) 규모의 아늑한 공간은 오두막이 연상되는 분위기로 조성했고, 현관문을 열고 몇 걸음만 걸어 나가면 화창한 햇살을 맞으며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다. 그야말로 전원주택인 셈.
사진 출처: Instagram_Rolling Quarter_계단 아래 수납공간
사진 출처: Instagram_Rolling Quarter_침실
사진 출처: Instagram_Rolling Quarter_롤링 쿼터 내부
가장 궁금한 것은 화장실, 생리적인 현상은 어떻게 해결할까. 브래들리 씨는 내부 한편에 커튼을 치고 그 뒤쪽에 샤워실과 자연발효 화장실(Composting toilet)을 만들었다.
자연발효식 화장실이란 쉽게 말해 분뇨와 같은 유기폐기물을 박테리아를 이용해 발효시켜 퇴비로 전환시키는 방법. 물을 사용하지 않고 액체와 고체를 분리수거하는데, 물과 섞이지 않은 인분은 냄새가 덜 나고 수거 시에도 위생적이다. 친환경 방식에 현대식 구조를 갖춘 깔끔한 구조이다.
사진 출처: Instagram_Rolling Quarter_화장실
직접 이용하고 있는 브래들리 씨는 처음 사용 시 낯설고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3개월 지난 후에는 그 어떤 불편함도 못 느꼈다며 지금은 너무 자연스럽게 이용한다고.
이렇게 아기자기하면서도 먹고 자는 생활이 충분히 가능한 주택을 만드는데 얼마의 비용이 들었을까. 브래들리 씨가 이 집을 마련하는데 들어간 돈은 약 1만5000달러, 우리 돈 1600만 원 정도가 들었다고 한다.
사진 출처: Instagram_Rolling Quarter_롤링 쿼터 외관
자신이 지은 집을 볼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는 브래들리 씨는 “집을 짓고 나서 평소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실제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내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일들 역시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라며 롤링 쿼터는 거주 마련을 넘어 그 이상의 의미를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hj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