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봅슬레이 대표 저스틴 크립스-알렉산더 코파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9일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는 올림픽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나왔다. 봅슬레이 남자 2인승 3·4차 주행이 펼쳐진 가운데 독일의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28)-토르스텐 마르기스(29)와 캐나다의 저스틴 크립스(31)-알렉산더 코파치(28)가 공동 금메달을 수상했다. 두 팀은 3분16초86이라는 최종 합산기록으로 시상대 맨 위에 함께 올랐다. 100분의 1초까지 기록이 똑같아 한 종목에서 공동 금메달이 탄생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올림픽 봅슬레이는 1~4차 주행의 합산결과를 최종 기록으로 삼는다. 두 팀은 네 차례의 주행에서 모두 서로 다른 기록을 세웠는데, 놀랍게도 최종 합산 결과가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똑같아 더 이상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올림픽에서 공동 금메달이 나온 경우는 이번이 9번째다. 첫 번째 공동 금메달은 1928생모리츠동계올림픽에서 나왔다.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출전한 베른트 에벤센(노르웨이)과 클라스 툰베리(핀란드)가 43초4이라는 기록으로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1956코르티나담페초동계올림픽에서 또다시 공동 금메달이 나왔는데, 역시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였다. 남자 1500m에서 예브게인 그리신(구소련)과 유리 미하일로프(구소련)가 2분08초6의 기록으로 함께 시상대에 섰다.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공동 금메달을 수상한 이탈리아의 귄터 휴버-안토니오 타르타글리아와 캐나다의 피에르 루더스-데이비드 맥이처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봅슬레이에서는 역대 두 번째다. 1998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남자 2인승에 출전한 이탈리아의 귄터 휴버-안토니오 타르타글리아와 캐나다의 피에르 루더스-데이비드 맥이처런이 공동 금메달을 수상했다.
봅슬레이는 국제 규정상 100분의 1초까지만 ‘타임키핑’을 실시한다. 올림픽 공식 타임키핑 후원사인 오메가는 “현재기술로는 100만분의 1초까지도 잡아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각 종목의 규정에 따른 수치만 제공한다”며 이번 공동 금메달의 배경을 밝혔다. SBS 이세중 봅슬레이 해설위원은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국제 규정상 100분의 1초까지만 측정한다. 반면, 루지는 썰매 날이 봅슬레이와 스켈레톤보다 더 날카로워 1000분의 1초까지 봐야 한다. 4번의 주행을 합산한 후 결과를 내는 올림픽 봅슬레이에서 공동 금메달은 상당히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강릉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