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들이 차별화된 마케팅을 위해 ‘풍수지리’ 콘텐츠로 모객에 나섰다. 더플라자호텔은 옛 사신들이 머물던 ‘태평관’을 주제로 한 객실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 제공 더플라자호텔
20일 더플라자호텔에 따르면 이 호텔은 1976년 서울 중구 태평로2가에 문을 열었다. 경복궁과 북악산을 마주 보고 있어 대표적인 길지(吉地)로 여겨져 왔다. 특히 호텔이 있는 태평로는 길 이름이 조선 초기부터 임진왜란 때까지 중국 사신이 묵던 여관인 ‘태평관(太平館)’에서 유래했다는 게 호텔 측의 설명이다. 손님을 모시는 자리로 유명했던 길에 들어선 호텔이라는 것.
호텔들이 차별화된 마케팅을 위해 ‘풍수지리’ 콘텐츠로 모객에 나섰다. 웨스틴조선호텔은 ‘명당’을 앞세워 웨딩 프로모션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진 제공 웨스틴조선호텔
웨스틴조선호텔은 이런 역사적 배경에 착안해 웨딩 프로모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우리 호텔에서 결혼하면 백년해로하고 집안이 화목해진다는 설이 있어 많은 고객들이 이곳에서 맞선이나 상견례, 결혼식 등 집안 행사를 치르고 싶어 한다”며 “특히 2층 연회장은 환구단의 모습이 바로 내다보이는 곳이라 명당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호텔들이 차별화된 마케팅을 위해 ‘풍수지리’ 콘텐츠로 모객에 나섰다. 호텔신라는 ‘명당’을 앞세워 웨딩 프로모션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진 제공 호텔신라
특히 ‘영산(靈山)’으로 알려진 남산 자락에 위치한 영빈관 자리에는 을미사변 당시 목숨을 잃은 열사를 기리기 위해 1900년 세웠던 장충단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돼 ‘신성한 장소’로 여겨진다는 게 호텔 측의 설명이다. 호텔 관계자는 “역사적 의미까지 담고 있는 영빈관 웨딩홀에서는 매주 주말마다 결혼식이 열리며 수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할 만큼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호텔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호텔들이 ‘풍수지리’ 콘텐츠로 각자의 브랜드 개성을 내세우고 있다”며 “한국 역사를 활용한 마케팅은 해외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