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상 마찰]엥글 GM사장, 여야 지도부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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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만난 GM사장 20일 오전 국회에서 GM 경영진과 여야 원내 지도부가 만나 한국GM 문제를 두고 면담을 가졌다. 왼쪽부터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배리 엥글 제너럴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 사장,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엥글 사장 등 GM 경영진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등 의원 15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 시간여 동안 간담회를 가졌다. 엥글 사장의 이번 방한은 민주당 한국GM 대책위원회 초청으로 이뤄졌다.
이날 최대 관심사는 GM의 3월 신차 배정 여부와 전제조건이었다. 엥글 사장은 일단 “조건이 맞으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신차 2종류를 부평과 창원 공장에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했다. 한국GM에 따르면 배정 가능성이 있는 신차로는 크로스오버차량(CUV)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가지 모델이 유력하다. 신차가 배정된다면 각각 25만 대씩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엥글 사장은 다만 무엇이 신차 배정의 전제조건인지는 명확히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과 노조와의 임금협상 타결이 신차 배정의 전제조건일 것으로 보고 있다. GM은 올해 1월 정부에 세제 혜택 및 자금 지원을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2월 노조와의 만족할 만한 수준의 임금협상 타결이 3월로 예정된 신차 배정의 필요조건이라는 점도 거듭 강조해왔다. 신차 배정 이후 실제 생산까지는 약 4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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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만난 GM사장 20일 오전 국회에서 GM 경영진과 여야 원내 지도부가 만나 한국GM 문제를 두고 면담을 가졌다. 왼쪽부터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배리 엥글 제너럴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 사장,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엥글 사장은 신차 배정 가능성 외에 뚜렷한 미래 계획은 이날 간담회에서 밝히지 않았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엥글 사장이 투자 계획과 대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 안 하는 것이 원칙인 듯 보였다”며 “모든 조건이 만족되지 않으면 기업을 유지할 수 없다고 했을 만큼 분위기는 심각했다”고 전했다.
엥글 사장은 간담회 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한국에 남아 사업을 지속하고 싶고, 상당한 투자 계획과 회생 기획안을 가지고 있다”며 “모든 이해 관계자로부터의 협조와 지원을 바란다”고만 반복해 말했다. 정치권과 정부를 향한 압박(push)이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한국GM의 경영 및 회계 투명성과 과도한 비용이 본사로 납입되는 문제, 고금리 대출 문제 등의 지적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엥글 사장은 간담회 이후 부평공장으로 향했다. 정부 관계자와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종국 bjk@donga.com·김상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