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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주성원]세계가 깜짝 놀란 ‘평창’

입력 | 2018-02-21 03:00:00


2015년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기조연사인 황창규 KT 회장이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세대(5G)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이전까지 일본 NTT도코모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목표로 5G 개발을 공언해온 터다. 장비와 네트워크를 개발할 시간도 부족했다. 하지만 호언장담은 3년 뒤 오늘 현실이 됐다. 미국 CNN머니는 19일(현지 시간) “관중은 평창 올림픽에서 겨울 스포츠의 진수뿐 아니라 사상 최대의 하이테크 쇼도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평창 올림픽에 대한 외신의 관심은 5G나 자율주행차, 안내 로봇 같은 첨단 기술에 그치지 않는다. 뉴욕타임스는 평창과 강릉에서 즐길 수 있는 해산물과 돼지고기 요리를 소개했고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인터넷판은 주문진에서 즐길 수 있는 오징어 먹물 아이스크림을 동영상으로 전했다. 워싱턴포스트가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을 “이번 올림픽의 의미를 규정한 순간”이라고 한 것이나, 르몽드가 사상 최고인 여성 선수 비율을 들어 “성(性) 평등을 향한 여정의 새 계단”이라고 보도한 것은 올림픽의 정치, 사회적 의미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개최국 한국 선수들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스켈레톤 윤성빈이나 쇼트트랙 최민정 등 경쟁자를 압도한 스타 못지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세계 최상위권 팀들을 잇달아 꺾으며 돌풍을 일으킨 컬링 여자 대표팀이다. 선수 5명 중 4명이 경북 의성여고 동창으로 ‘의성 마늘’ 컬링의 매운맛을 보여준 이들을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자이언트 킬러’라고 칭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인들도 올림픽 유치전을 시작한 뒤에야 평창에 대해 알게 됐다”며 ‘무명 도시’ 평창의 올림픽 유치 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이제 ‘세계의 명소’가 된 평창의 올림픽선수촌은 쾌적한 화장실과 안마의자 등 편의시설과 최상의 음식 수준으로 호평받고 있다. 평창 올림픽이 반환점을 돌아 마무리로 접어들었다. 이미 충분히 세계를 놀라게 한 평창. 앞으로 세계인의 기억에 두고두고 남는 올림픽이 되기를 기대한다.

주성원 논설위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