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희 작가의 장편 소설 ‘그냥, 컬링’의 한 대목. 컬링은 4명씩의 두 팀이 빙판에서 둥글고 납작한 돌(스톤)을 미끄러뜨려 표적(하우스) 안에 넣어 득점을 겨루는 경기다. 고도의 전략적 사고가 필요해 ‘빙판의 체스’로도 불린다. 중세 스코틀랜드의 얼어붙은 호수나 강에서 돌덩이를 미끄러뜨리던 놀이에서 유래했다.
▷대부분 의성여중·고 동문인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세계 1, 2위 캐나다와 스위스에 이어 종주국 영국(4위)을 연파하고 사상 최초로 올림픽 4강에 진출하면서 경북 의성이 ‘컬링의 성지(聖地)’로 뜨고 있다. 인구 5만의 의성은 조선 중기 이래 마늘이 특산품이었다. 부식토가 덮인 땅에서 자란 이곳 마늘은 즙액이 많고 쪽수(6쪽)가 적은 데다 매운맛과 살균력이 강한 것이 특징.
▷“야가 막고, 쟈를 치우고” “가라, 언니야”…. 선수들의 강한 경상도 억양도 덩달아 뜨거운 인기다. 뉴욕타임스는 20일 의성 주민들의 체육관 합동응원 현장을 전했다. “갈릭 걸스(Garlic Girls)가 올림픽을 사로잡았다. 대표팀 고향 의성도 사랑에 빠졌다.”
조수진 논설위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