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게임하다 울긴 처음.” 명상이야 게임이야?
#2.
“게임하다 울긴 처음.”
“우울증이 치유되는 기분이에요.”
출시 8개월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마이 오아시스’에 쏟아진 후기들입니다.
이 ‘명상센터’ 분위기는 어쩐 일일까요?
#3.
사실 ‘마이 오아시스’는
어이없을 정도로 단순합니다.
화면을 터치해 하트를 모은 뒤
척박한 사막과 오아시스 근처에 나무나 동물을 추가합니다.
때론 계이름을 눌러 음악을 연주하죠.
게임 속 화면에는
“너무 치열할 필요 없어, 힘내요”
“다들 평범하게 사는 거죠” 등의 ‘위로의 말’이 쏟아집니다.
#4.
최근 이처럼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른바 ‘힐링(치유) 게임’이 인기입니다.
‘현질’(돈으로 아이템을 사는 행위)에 혈안이 될 일도 없습니다.
“게임을 통해서라도 ‘헬조선’을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위안을 주고 싶었다”(‘마이 오아시스’ 개발사 버프스튜디오 김도형 대표(44))
#5.
‘비 내리는 단칸방’도 인기입니다.
우울한 표정으로 쭈그리고 앉은 캐릭터와
별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누는 게 다입니다.
캐릭터와 조금씩 대화 횟수를 늘려 친구가 되는 게 게임의 목표.
“게임 끝판까지 가고도 정이 들어 삭제를 못하고 있다”.
#6.
‘눈물’을 클릭해 치유 에너지를 모은 뒤 나무를 성장시키거나(‘눈키’),
오케스트라 배경음악을 들으며
세계의 여러 나무들을 가꾸는 게임(‘세계수 키우기’) 등도 약 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경쟁적 요소가 최대한 배제된 힐링 게임에 요즘 세대의 호응이 크다”(구글 플레이스토어 관계자)
#7.
힐링 게임 열풍은 우리나라만의 현상도 아닙니다.
최근 중국도 ‘다비가에루(여행개구리)’란 모바일게임이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올라 화제가 됐는데요.
역시 방방곡곡 여행을 떠나는 개구리에게
도시락과 짐을 주기적으로 챙겨주는 게 전부인 단순한 게임입니다.
#8.
“현실 경쟁에 지치고 때론 무기력을 느끼는 젊은이들이 게임에서나마 위안을 받는 것. 사람과의 ‘관계’가 아니라 손쉬운 게임을 통해 행복과 만족감,
위로를 받는 안타까운 세태라고 볼 수도 있다”(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
사진 출처ㅣ동아DB·Pixabay·Google Playstore
기획·제작 | 김아연 기자·공주경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