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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 매출 5000억… 美-中 등 해외 판매가 절반”

입력 | 2018-02-23 03:00:00

CJ제일제당, 인천공장 가보니




21일 인천 중구 CJ제일제당 냉동식품공장에서 직원이 성형 과정을 마친 만두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21일 인천 중구 CJ제일제당 냉동식품 공장. 성형기를 통과해 만두피에 속을 가득 채운 수천 개의 만두가 중숙기(스팀으로 만두를 찌는 기계)를 향해 끝도 없이 이동하고 있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가 중숙기를 빠져나온 만두 몇 개를 주며 먹어보라고 권했다. 소비자가 마트에서 구입하는 제품의 얼리기 직전 상태의 만두였다. “영하 40도로 동결 전이지만 조리를 끝낸 제품입니다.”

고기와 채소가 풍성한 만두는 쫄깃쫄깃하고 씹는 맛이 좋았다. ‘마트에서 산 제품을 굳이 요리할 필요 없이 녹이기만 해도 되겠구나.’

“동결 시간을 최소화해야 좀 전에 시식한 만두처럼 갓 조리했을 때의 맛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는 게 CJ제일제당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30분가량 걸리던 동결시간을 18분으로 단축시켰다.

지난해 국내외 만두시장에서 처음으로 50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CJ제일제당은 이날 공장 내부를 언론에 공개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왕교자, 비비고 한섬만두, 비비고 군만두 등 10여 종의 만두를 생산하고 있다. 2015년 2215억 원이었던 CJ제일제당의 만두시장 매출은 올해 5050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에서도 비비고 만두가 큰 인기를 끈 게 매출 급성장의 요인이다. 5000억 원의 매출 중 47%가 해외 매출이다.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식품공장답게 공장 안으로 들어가는 절차부터 까다로웠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위생복을 착용하고 손 소독과 에어샤워까지 끝낸 후에야 출입허가가 떨어졌다. 같은 이유로 휴대전화 등 개인 소지품도 공장 바깥에 두어야 했다.

공장 안에선 ‘만두의 탄생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하얀 만두피가 기계 안에서 빠른 속도로 뽑아져 나왔다. 만두소를 만드는 라인에는 만두피 공정 라인에 비해 사람 손이 훨씬 많이 갔다. 직원들이 양파, 부추 등 채소를 세척하고 재료의 위생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공장 안은 영상 15도 정도로 서늘했다. 공장 관계자는 “재료의 신선함을 갖추려 항상 이 정도 온도를 유지한다”면서 “고기 저장창고는 영하 18도, 채소 저장창고는 5도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두소와 만두피를 결합해 모양을 만드는 성형과정을 끝내고 나서야 우리가 아는 만두 모습이 나타났다. 2개 라인에서 1분에 280개씩 쏟아져 나온 만두는 중숙기 안으로 다시 모습을 감췄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중숙기 옆으로 다가가자 만두 냄새가 솔솔 퍼졌다. 이후 급속냉각돼 포장된 만두는 여러 유통경로로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인천공장에서 생산되는 만두는 매년 3만 t이다.

지난해 기준 CJ제일제당의 국내 냉동만두 시장점유율은 42.8%로 압도적으로 높다. 2013년 출시한 ‘비비고 왕교자’는 2015년 만두시장의 터줏대감인 해태 고향만두를 제치고 1위자리에 올랐다.

CJ제일제당은 2020년까지 비비고 만두의 연간 매출액을 1조 원까지 끌어올리고 글로벌 시장을 계속 확대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이 세운 2020년 매출 목표는 국내 3150억 원, 미국 2800억 원, 중국 1768억 원, 러시아 1300억 원, 베트남 475억 원 등이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공장과 뉴욕 공장을 가동 중이고, 뉴저지 공장도 다음 달 완공을 앞두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만두 매출을 연평균 30% 이상 성장시키는 한편 한식 문화 전파에 힘써 글로벌 매출 비중을 전체의 7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