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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가계부채 1450조… 1년새 108조 증가

입력 | 2018-02-23 03:00:00

증가율 8.1%… 3년만에 한자릿수
주택대출 덜 늘고 신용대출 급증
급격한 금리인상시 취약성 커져




가계부채가 지난해 말 1450조 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또 갈아 치웠다. 연간 부채 증가율은 3년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지만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가운데 여전히 소득에 비해 가계 빚 증가세가 가팔라 취약계층이 부실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가계부채) 잔액은 1450조9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조4000억 원(8.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가계대출(1370조1000억 원)과 결제하기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80조8000억 원)을 합한 것으로 실질적인 가계 빚을 보여준다.

2015년부터 2년 연속 10%를 넘어섰던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은 각종 대출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3년 만에 정부 목표치인 8%대로 떨어졌다. 브레이크가 없던 급증세에는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다만 절대적인 가계부채 비중은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0%를 넘어 집값 조정과 급격한 금리 상승 시 취약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각종 대출 규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크게 꺾인 반면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급증해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21조6000억 원으로 2016년 증가액(40조8000억 원)의 반 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1조6000억 원(12.3%) 급증했다. 전년도 증가 폭인 12조9000억 원(7.9%)의 약 1.7배나 된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옥죄면서 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주택거래 비용, 상가 임대료 상승 등이 신용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가상통화 투자자들이 신용대출에 손을 벌린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