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율 8.1%… 3년만에 한자릿수 주택대출 덜 늘고 신용대출 급증 급격한 금리인상시 취약성 커져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가계부채) 잔액은 1450조9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조4000억 원(8.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가계대출(1370조1000억 원)과 결제하기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80조8000억 원)을 합한 것으로 실질적인 가계 빚을 보여준다.
2015년부터 2년 연속 10%를 넘어섰던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은 각종 대출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3년 만에 정부 목표치인 8%대로 떨어졌다. 브레이크가 없던 급증세에는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특히 각종 대출 규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크게 꺾인 반면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급증해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21조6000억 원으로 2016년 증가액(40조8000억 원)의 반 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1조6000억 원(12.3%) 급증했다. 전년도 증가 폭인 12조9000억 원(7.9%)의 약 1.7배나 된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옥죄면서 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주택거래 비용, 상가 임대료 상승 등이 신용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가상통화 투자자들이 신용대출에 손을 벌린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