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권 등 ‘부분개헌’ 염두에 둔듯 우원식 “내주까지 큰틀 합의 필요… 한국당 빗장 잠그고 시간 허비” 김성태 “10월말에 개헌투표 하자… 6월 동시투표는 개헌 말자는 것”
청와대와 여당이 2월 임시국회 폐막을 불과 엿새 앞두고 본격적으로 개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를 수용할 수 없다는 야당 반발에 막혀 국회 개헌안 합의는 한 치 앞으로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민 공감대가 높고 현실적인 대통령 개헌안을 준비해 달라”고 밝혔다. 다음 달 발의될 예정인 대통령 개헌안을 준비하고 있는 정해구 위원장을 비롯한 정책기획위원회 위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국민의 뜻과 의사를 존중하는 개헌이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한 것.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고 합의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우리의 정치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누구나 이상적인 개헌을 꿈꿀 수 있다. 그러나 한 술에 배부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개헌안을 발의해도 국회를 거쳐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 형태 등 민감한 쟁점이 포함될 경우 개헌안 통과가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지방분권과 기본권 강화를 핵심으로 한 이른바 ‘부분 개헌’을 문 대통령이 재차 강조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은 전날 밤 비공개 회동을 가졌지만 개헌 시기를 둘러싼 이견만 서로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0월 말 개헌 투표를 제안했으나 우 원내대표는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가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인데 그것은 개헌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은 22일 의원총회를 열고 10월 개헌 국민투표 실시를 재차 제안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10월 중 투표 일정과 권력구조·선거구제·권력기관 개편의 네 가지를 패키지로 합의하면 나머지는 국회 헌정특위에서 세밀한 논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가 제안한 3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헌정특위 간사로 구성된 이른바 ‘3+3+3’ 개헌 협의체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통합작업 때문에 한동안 개헌 논의를 미뤘던 바른미래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개헌 국민투표와 지방선거 동시 실시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바른미래당 김삼화 원내대변인은 “지방선거 동시 실시와 함께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했다. 다음 달에 바른미래당의 개헌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김상운 sukim@donga.com·한상준·최고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