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영철 방남 논란]‘25일 방남’ 역풍에 진화 부심

통일부는 23일 이례적으로 A4 용지 6장 분량의 설명자료를 내 “일부 국민들께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문과 관련해 염려하는데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 여러분께서도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대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차원에서 이해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어 “천안함 폭침은 분명히 북한이 일으켰으며 김영철 부위원장이 당시 정찰총국장을 맡고 있던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 관련자를 특정해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김영철을 배후로 지목해 왔지만 북한이 김영철의 방한을 통보한 뒤 정부가 전날에 이어 태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대북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도 이런 흐름에 가세했다. 김상균 국정원 제2차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영철에 대해 “추측은 가능하지만 명확하게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을) 지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보고했다고 정보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이 전했다. 국방부 최현수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김영철의 주범 가능성에 대해 “공식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며 “(국방부 공식 문건에) 공식적으로 김영철이나 정찰총국을 언급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 국정원, 국방부 등 대북 관련 기관들이 일제히 ‘김영철 변호’에 나선 형국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서 북한 김여정에게 “남북 관계와 북-미 대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전한 메시지에 대한 답변을 김영철이 갖고 올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과 김영철의 접견에서는 북-미 대화를 위한 여건 조성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다음 달 9∼18일 열리는 평창 패럴림픽의 북한 대표단 참가를 논의하는 남북 실무회담이 27일 오전 10시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린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문병기·박훈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