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빈 7위 올라… 김하늘 13위
2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 자기토바는 156.65점을 받아 21일 열린 쇼트프로그램 점수(82.92점)를 합쳐 총점 239.57점을 기록했다. 메드베데바와 프리스케이팅 점수가 같았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서 1.31점을 앞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에서 15세 255일 만에 여자 싱글 정상에 오른 타라 리핀스키(미국)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여자 싱글 올림픽 우승자(15세 281일)가 됐다. 자기토바의 금메달은 OAR의 평창 첫 금메달이다.
자기토바의 이름인 ‘알리나’는 아버지가 러시아 리듬체조 스타이자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알리나 카바예바(35)의 이름을 따라 지은 것이다. 카바예바처럼 올림픽에서 훌륭한 기록을 남기고 싶었던 아빠의 꿈을 딸이 평창 올림픽에서 이뤘다. 다섯 살 때 피겨를 시작한 자기토바는 지난 시즌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주니어 무대는 그에게 좁았다. 이번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 첫 시즌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돌풍을 일으켰다. 두 개의 그랑프리에서 우승했고,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메드베데바와 맞대결을 펼친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1위였다. 2015년 11월 이후 출전한 모든 대회(13개·개인전 기준)에서 우승했던 메드베데바의 독주를 저지한 것이다.
우승 확정 직후 메드베데바를 한동안 껴안은 그는 울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무슨 이야기였을까. “우리 둘만의 비밀입니다.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지 않아요.”
강릉=김동욱 creating@donga.com·강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