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폐막]기적, 열광, 행복 ‘안경선배’ ‘영미’ 패러디… 외신도 찬사 “컬링 동화에 푹 빠져” 온국민 감동
김은정이 스킵(주장)을 맡은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세계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스웨덴과의 컬링 결승전이 열린 25일. 2500석 규모의 강릉컬링센터 표는 전날 이미 매진됐지만 이른 오전부터 취소된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선수들 고향인 경북 의성실내체육관에는 23일 일본과의 준결승 때보다 2배 많은 1200여 명의 주민이 경기 시작 약 2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모여들었다. ‘의성 마늘 와사비(일본)를 이겼고 바이킹(스웨덴)을 넘자’ 등의 손팻말이 등장했다.
경기는 한국팀의 3-8 패배로 끝났다. 한국은 9엔드까지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상의 끝에 패배를 인정하고 스웨덴에 축하의 악수를 청했다. 하지만 팀 킴은 한국 컬링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은메달로 장식했다.
국민적인 컬링 신드롬에 팬들은 ‘마늘 소녀들’의 캐리커처까지 들고 경기장을 찾았다. 강릉=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김초희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은정으로 이뤄진 대표팀은 은메달을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들은 (김)영미-영미 친구(김은정)-영미 동생(김경애)-영미 동생 친구(김선영)로 끈끈하게 묶인 사이다. 강릉=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누리꾼들은 “대한민국에 기쁨과 감동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등 격려의 글을 쏟아냈다. TV로 경기를 본 박성욱 씨(32)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선수들의 활약을 보면서 누구든 노력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일상 곳곳에선 컬링 패러디 열풍이 거셌다. 인터넷 캡처
김영미, 경애 자매의 어머니 조순희 씨(61)는 “딸들이 이렇게 유명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착하고 예쁘게 자란 딸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조 씨는 남편과 사별한 뒤 시어머니를 모시며 두 딸을 뒷바라지했다. 전봇대 제조 공장에서 일하던 그는 형편이 어려워지면 이웃의 농사일을 돕기도 했다. 자매는 상금을 모아 어머니를 위해 아파트를 마련해 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딸들이 좋아하는 잡채를 해주고 싶다”며 웃었다.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했던 의성군은 카퍼레이드 등 대규모 환영행사를 열기로 했다.
강릉=정윤철 trigger@donga.com·박은서 / 의성=신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