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재원(오른쪽)은 주장으로서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둔 시즌을 맞는다. 2018년은 위기이자 기회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는 포수 이재원(31)을 위해 많은 기회비용을 감수했다. 신인드래프트에서 류현진(LA 다저스)을 거르고, 이재원을 1순위 지명했다. 시곗바늘을 그 당시로 돌려보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류현진은 부상 경력이 있었고, SK는 포수가 절실했다. 그 다음 신인드래프트에서 같은 좌완선발인 김광현을 찍을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그렇게 이재원은 SK로 들어왔건만 좌투수 상대 전문 대타요원으로으로 쓰임새가 제한됐다. 박경완(현 SK 배터리코치)의 아성은 견고했고, 정상호(LG)도 있었다. SK는 프리에이전트(FA)가 된 정상호를 잡지 않았다. 베테랑 포수 조인성(은퇴)도 한화로 트레이드시켰다. 클럽하우스 리더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지명타자 이호준(은퇴)이 FA가 되었음에도 고심 끝에 NC행을 막지 않았다. 이재원이 미래의 SK 포수 겸 4번타자가 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겠다는 포석이었다.
실제 이재원은 2014시즌 타율 3할(0.337)을 해냈다. 2015시즌은 포수로서 정확히 100타점을 거뒀다. 2016시즌에도 세 자릿수 안타, 두 자릿수 홈런을 3년 연속 이어갔다.
최악의 시간을 보냈음에도 SK는 2018시즌 다시 한번 이재원을 믿기로 했다. 새 시즌 주장의 중책을 맡겼다. 연봉도 3억5000만원으로 동결시켰다. 예비 FA 프리미엄을 적용시킨 셈이다. 이재원이 ‘올 타임 SK맨’이 될지 여부는 2018시즌 성적에 달렸다.
팀 리더로서 이재원의 품성은 이미 큰 이견이 없다. 관건은 야구로서 SK맨으로서 존재감을 입증할 수 있느냐다.
SK로서도 이재원에게 거는 마지막 베팅이라고 볼 수 있다. 이재원이 또 다시 부진하면, 포수로서 자리를 잡지 못하면, SK는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기회이자 위기에 직면한 이재원이 SK의 오랜 기다림에 응답할 때가 무르익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