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도 성폭력 자체조사 착수 檢, 안태근 성추행 의혹 소환조사
안태근 전 검사장이 26일 오전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법원공무원 노동조합은 소속 공무원들을 상대로 벌인 성희롱 및 성추행 피해 실태 조사 결과를 22일 법원 내부망에 게시했다. 이 설문은 판사를 제외한 법원 공무원 1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95명이 응답했다.
결과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 50명 중 14명(28%)이 직접 피해를 당했거나 피해 사례를 목격 또는 전해 들었다고 답변했다. 특히 여성 4명은 판사로부터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당했다고 답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손, 어깨 등 신체 접촉 또는 포옹’이 6건,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이 4건으로 가장 많았고, ‘가슴, 엉덩이 등 특정 부위를 접촉했다’는 답변도 2건이 나왔다.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는 27일 회의를 열어 전국 법원으로 조사를 확대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판사들로 구성된 대법원 산하 젠더법연구회도 법원 내 양성평등 저해 사례(성차별, 성추행 등)를 수집할 계획이다. 젠더법연구회는 법원노조와 연계하거나 조사 대상을 평판사에서 부장판사급까지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서지현 검사(45·사법연수원 33기)를 성추행하고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을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52·20기)을 이날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안 전 검사장은 조사단이 위치한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하며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안 전 국장의 인사 개입 의혹이 확인되면 직권남용 혐의 적용을 검토할 방침이다.
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신아람 채널A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