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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된 ‘라라랜드’ 효과? 존 레전드 내한공연 매진

입력 | 2018-02-27 03:00:00

영화 조연 출연후 뒤늦게 인기 몰이… 3월 공연 4000석 3분 만에 ‘끝’
디바 케이티 페리도 예상밖 선전… 유튜브 인기 업고 4월 공연 순항




올봄 내한 공연을 하는 미국 팝스타 존 레전드(왼쪽)와 케이티 페리. 에이아이엠 제공

내한공연을 앞둔 미국 팝 가수 존 레전드(40)와 케이티 페리(34)의 티켓 판매가 예상보다 뜨거워 음반과 공연 시장이 놀라고 있다.

다음 달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공연하는 레전드는 예매 개시 당일 3분 만에 티켓 약 4000장 전량이 매진됐다. 26일 공연기획사 에이아이엠은 팬들의 구매 문의가 이어져 공연장에서 거의 빈 공간으로 남겨지는 시야를 가리는 좌석도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공연을 준비한 기획사 입장에서도 이례적인 반응이다. 2004년 데뷔앨범을 낸 레전드는 세련된 리듬앤드블루스(R&B)와 솔을 구사하는 톱스타 싱어송라이터로 군림해 왔다. 하지만 히트 곡 ‘All of Me’가 담긴 2013년 앨범 ‘Love in the Future’ 이후로 최전성기는 지났다는 게 중론이다. 그를 회생시킨 건 2016년 음악영화 ‘라라랜드’였다. 레전드는 비록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라라랜드’가 워낙 인기를 모으다 보니, 신세대에게는 ‘요즘 발견한 뛰어난 가수’처럼 새롭게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와 에이아이엠 관계자는 “‘라라랜드’ 열풍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면서 “그동안 단독 내한공연만 4번에 마마(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여수엑스포, 슈퍼소닉 페스티벌 출연까지 국내 팬들에게 얼굴을 자주 보인 데다 2000∼3000장 수준이었던 티켓 파워가 이렇게 단박에 급등할 줄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에이아이엠에 따르면 이번 공연 예매자 중 58%가 20대 이하다. 공연 관계자는 “레전드 팬층은 최소 30대 이상이라고 봤는데 뜻밖이었다”고 했다.

4월 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내한 무대를 꾸밀 케이티 페리도 의외로 선전하고 있다. 페리는 2010년 3집 ‘Teenage Dream’으로 스타덤에 올라 지금껏 1억 장 이상의 음반을 판 세계적인 팝 디바. 하지만 현지와 한국의 인기 온도차가 무척이나 큰 대표적 스타다.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 다 되는데 이상하게 페리만 한국에서 안 통한다’는 게 음반업계의 시각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여니 전혀 달랐다. 지난달 예매 개시 첫날 10분 만에 티켓 1만 장이 동이 났다. 현재 일부 좌석을 추가 판매하고 있다. 공연 관계자는 “예매자 가운데 20대 이하가 절반을 점했다”면서 “내한공연 시장의 주 소비층 자체가 최근 30대 이상에서 20대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업계는 영상미디어에 익숙한 이들 20대의 소비 패턴에 주목하고 있다. 레전드가 영화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면, 페리는 레이디 가가 못지않은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점이 젊은 세대에게 어필했다는 분석이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