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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폭로’ 배우 송원, 최경성 사과문에…“이렇게 쉬운 사과였나?” 불편한 심경

입력 | 2018-02-27 16:01:00

사진=송원 페이스북 


유명극단 ‘극단 명태’의 최경성 전 대표(50)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배우 송원 씨(31)가 공개 기자회견 후 나온 최 씨의 사과문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송 씨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태어나서 처음으로 많은 기자분들 앞에서 저의 이야기를 했다. 19세나 많은 극단대표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에 대해서 말해야 했고, 그것은 제 인생의 많은 부분을 걸어야 했을만큼 큰 용기였다”고 운을 뗐다.

앞서 송 씨는 26일 전북경찰청에서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2010년 1월 ‘극단 명태’에 소속됐을 당시 대표인 최 씨에게 성추행과 상습적인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송 씨는 최 씨가 성적인 농담은 물론 자신의 허벅지 등 신체를 더듬으며 성추행 했으며,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모텔로 데려가 성희롱과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8년이 지났지만 최 대표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밝은 모습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까지 하더라”며 “당연한 사과를 요구하는데 이토록 많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한 현실이 비참할 뿐”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송 씨의 기자회견 후 최 씨는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저로 인해 상처받은 분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변명하지 않겠다”며 “그 일을 가볍게 생각했던 나의 무지를 후회하고 반성한다. 이번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에 자유롭지 못한 저를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로 인해 상처받은 분께 고개 숙여 사죄한다. 꼭 당사자에게 직접 사과를 구하겠다. 모든 관계자분들에게도 죄송하고 앞으로 자숙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며 “덧붙여, 저로 인해 열악한 환경에서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연극 선후배님들이 같이 매도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송 씨는 이에 대해 “이렇게 쉬운 사과였다면 저희가 마주쳤던 수많은 자리에서 말해주실 수도 있었을 텐데. 그랬다면 나는 괴롭고 힘들게 8년을 보내지 않았을 텐데”라며 “결국 제 고백이 연극선후배를 매도시킨 게 됐다”고 최 씨의 사과문에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왜 고백을 했을까 후회하게 만드는 사과문에 아침부터 마음이 약해진다”고 적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