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빅리그 14년차 베테랑인 추신수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기존의 타격폼을 버리고 앞다리를 높게 드는 레그킥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는 “시작한 것은 끝을 봐야 한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서프라이즈(미 애리조나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올해로 메이저리그 14년 차를 맞게 된 추신수(36)는 자신의 야구인생에 손꼽힐만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이제까지 자신의 커리어를 완성시키는 데 상당 부분을 차지한 기존 타격폼을 버리고, 새로운 타격폼 습득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추신수가 올해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타격폼은 바로 ‘레그킥(Leg Kick)’이다. 앞다리를 높게 차올리며 투수 공에 타이밍을 맞추는 타격폼으로 이미 국내외 많은 선수들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저스틴 터너 등 메이저리그 중장거리 타자들 중에서도 종종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타격폼이다.
그러나 지금의 추신수에게는 ‘레그킥’ 자체가 매우 낯설다. 그의 앞다리는 야구를 시작한 이래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비는 지난해까지 굳게 땅을 찍고 있었다. 삼십대 중반의 나이를 넘어서 기존의 익숙한 타격폼을 수정한다는 것은 야구인생에 ‘도박’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위험부담을 동반하는 일이다.
추신수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LA다저스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했다. 그는 실전에서 계속해서 ‘레그킥’을 시도하며 ‘자기 것’을 만들려는 움직임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후에는 2시간의 특타까지 자처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마치 캠프에 처음 온 신인선수라도 되는 듯 그는 오전과 오후 내내 방망이를 잡고 훈련장을 떠나지 않았다.
텍사스 추신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추신수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이 정도로 맹훈련을 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온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격폼 변화는 이제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단계는 아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끊임없이 반복해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단계다”고 덧붙였다.
변화에 대한 만족도는 아직까지 크지 않았다. 그는 “타석에서 타격폼에 신경을 쓰지 않을 정도가 되어야 스스로 만족스러울 것 같다. 아직까지는 (타격폼에 대한) 여러 생각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지만큼은 여전히 한결 같았다. 추신수는 “시작한 건 끝을 봐야 하지 않겠나. 이제 와서 되돌릴 수는 없다”며 이를 악물었다.
사뭇 진지한 이야기가 오가던 도중 갑작스레 들려온 동갑내기 친구의 소식에 기쁜 내색을 보이기도 했다. 바로 ‘돌부처’ 오승환의 토론토행이 최종 결정됐다는 소식이었다. 텍사스 입단이 성사 직전까지 갔다 불발됐던 오승환은 메디컬테스트를 마치고 이날 토론토행을 최종 확정했다. 그는 “우리 팀에 오지 못한 것은 아쉽다. 그러나 (오)승환이 개인적으로는 좋은 계약을 했으니 기쁜 일 아니겠나. 토론토는 한인분들도 많이 사시는 곳이니 여러모로 생활하긴 편할 것이다”며 소소한 축하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