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헬스케어에서 비즈니스모델 창출
SKT, 종합 ICT회사 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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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 개막 첫날인 26일(현지 시간) SK텔레콤 부스를 찾은 팀 회트게스 도이체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사진)에게 망 안전성을 높이는 양자암호통신 사업을 같이 하자고 요청했다. 5G망은 한 번만 다운돼도 보안이나 안전에 문제가 생기는 특성상 전보다 망 신뢰성이 훨씬 더 중요해졌다는 뜻에서였다.
박 사장은 이날 오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율주행차처럼 정보기술(IT)이 오프라인 세계를 관제하는 5G 시대에는 찰나의 위험이나 멈춤도 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5G 성공 열쇠로 ‘안전’을 강조했다. 그는 “5G 자율주행시대에 고객들은 돈을 좀 더 지불하고서라도 양자암호통신 등 안전성이 담보된 차량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통신사가 얼마나 안전한 망을 제공하느냐가 요금보다도 훨씬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4G까지 망 안전성에 개입하지 않았던 정부도 5G망부터는 안전성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사장은 “페이스북 비즈니스 모델은 이용자 숫자나 광고비가 아니라, 업체나 사람 등 대상이 누구든지 그에 대해 다 얘기해줄 수 있는 정보력”이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이력(데이터) 등을 통해 내가 기부한 돈이 제대로 잘 쓰이고 있는지 검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5G 시대 병원과 메디컬 쪽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있다”며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를 주목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 분야는 안정된 망 운용은 물론 의료정보 등 고도의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분야다.
박 사장은 “한국이 5G 인프라를 세계 최초로 구축하면 혁신적인 기업들이 몰려오고 국부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SK텔레콤도 일본 소프트뱅크같이 IT 역량을 집중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동통신사업부에 고객에게 가치를 주지 않는 ‘낙전’과 같은 수입이 있다면 과감히 걷어내라고 주문했다”며 다음 달 요금제 개편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바르셀로나=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