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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세종은 아파트 ‘완판’… 지방은 미분양 늘어 ‘한숨’

입력 | 2018-02-28 03:00:00

1월 전국 미분양 5만9104채
세종 21개월째 ‘0’… 서울 45채 그쳐
지방은 한달새 4.9% 늘어 양극화
준공주택 6만290채 역대 최대… 분양승인도 8년만에 가장 많아




이달 초 세종시 나성동에서 분양한 ‘트리쉐이드 리젠시’ 아파트는 청약 접수 결과 1순위에서 평균 5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세종시에서 차로 30분가량 걸리는 대전 중구 오류동에서 분양한 ‘서대전역 코아루 써밋’은 지난달 154채에 85명이 청약하는 데 그쳤다. 같은 달 충남에서 분양한 아파트 2곳도 전 평형에서 청약이 미달됐다.

서울, 세종시 등 인기 지역의 아파트는 ‘완판(완전판매)’ 행진을 이어가는 반면 인근 지방에는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는 ‘청약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5만9104채로 지난해 4월(6만313채) 이후 9개월 만의 최대치다. 한 달 전과 비교해도 1774채(3.1%) 늘었다.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9848채로 전달보다 5.2% 감소했지만 지방은 4만9256채로 4.9% 늘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도 전국적으로 1만2058채에 이른다. 전달보다 2.9% 늘었다.

하지만 세종시에는 미분양 아파트가 한 채도 없었다. 세종시는 2016년 4월(4채) 이후 21개월째 ‘미분양 제로(0)’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충남에서 1월 말 기준 1만1352채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전의 미분양 아파트도 1084채로 전달보다 42.8% 늘었다. 세종 추가 개발에 대한 기대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인근 지역의 수요까지 빨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도 미분양 무풍지대다. 1월 말 서울의 미분양 아파트는 45채로 전달과 같았다. 서울의 미분양 아파트 수는 지난해 5월 말(119채) 이후 한 번도 100채를 넘긴 적이 없다. 반면 경기지역의 미분양 아파트 수는 전달보다 소폭(―2.1%) 감소했지만 8611채로 여전히 많았다.

전국의 입주물량이 크게 늘면서 청약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전국에서 준공된 주택은 6만290채로 1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5년 이후 최대 규모다. 서울에서 준공된 주택은 4366채로 지난해 1월 대비 25.6% 줄었는데 경기 지역의 준공 주택은 2만1583채로 120.8% 늘었다.

지난달 전국에서 분양 승인을 받은 아파트도 1만5788채로 8년 만에 가장 많아 분양 대기 물량이 계속 쌓이고 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입주물량 증가, 금리 상승, 정부의 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서울, 세종시 등 분양가 대비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으로의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