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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韓美 금리역전 눈앞, 불가피한 금리인상 ‘경착륙’ 막아야

입력 | 2018-02-28 00:00:00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연 1.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두 차례 연속 동결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현재 1.25∼1.50%인 기준금리를 1.50∼1.75%로 올리면 한미의 정책금리는 2007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역전된다.

한은의 동결 결정은 금리를 올릴 만큼 충분히 경기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1.0%)은 17개월 만에 최저다.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는 증거다.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의 영향으로 고용 상황이 좋지 않고,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 기조로 수출산업 전망도 밝지 않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점을 들어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 해도 당분간 외국인 증권 자금의 대규모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준금리를 마냥 이대로 둘 수는 없다. 미국 연준은 올해 3, 4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한국 경제에 이상 신호가 오면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뒤늦게 따라가듯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리면 부작용이 커질 우려도 있다.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그 여파를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할 시기다. 당장 1450조 원 가계부채부터 정교하게 짚어봐야 한다. 부동산 대출뿐 아니라 생계나 사업자금 등 가계부채의 다양한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자영업자 대책과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정책도 뒤따라야 금리 인상 경착륙을 막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