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는 페이스북, 구글 등을 가리켜 “사회의 해악(menace)”이라고 규정했다. 블룸버그뉴스 사이트 캡처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
만약 페이스북 성토대회가 열린다면 가장 먼저 연설자로 나설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조지 소로스입니다. 세계적인 투자자이자 자선가인 소로스는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다보스포럼)에서 연설의 대부분을 페이스북을 맹비난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가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을 부지불식간에 지배하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소로스 연설의 마지막은 이렇습니다. “Your days are numbered.”
지금 페이스북의 기세로 보건대 별로 맞는 말 같지는 않습니다만 어쨌든 극적인 효과가 큰 말입니다. ‘남겨진 시간이 별로 없다’는 말만큼 듣는 사람을 초조하게 만드는 말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직장인들에게는 해고만큼 두려운 게 없습니다. 회사 동료가 이렇게 말합니다. “I missed my deadline the third time this month, I think my days here are numbered.” “나는 이번 달에만 3번이나 마감을 못 맞췄다. 나는 조만간 해고될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전자기기에도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쓸 수 있죠. 만약 친구가 “My smartphone is so slow(내 스마트폰은 너무 느리다)”라고 한다면 나는 이렇게 충고해 줄 수 있습니다. “You might want to buy a new one. This one′s days are numbered(새 것 하나 사는 게 좋겠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어)”라고 말이죠.
‘Number’라는 단어는 활용도가 높습니다. “Days are numbered”에서는 동사로 사용됐지만 사실 우리는 ‘숫자’라는 의미의 명사로 더 익숙합니다. 미국인들의 대화에서는 ‘number’가 들어간 다양한 표현이 있습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