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라(왼쪽)와 겜린 알렉산더. 동아일보DB
민유라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재미교포이고, 겜린은 미국인으로서 지난해 7월 특별귀화로 한국 국적을 얻은 선수입니다. 성적을 떠나 민유라-겜린 조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귀화 외국인 선수가 한국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했습니다. 러시아에서 귀화한 티모페이 랍신, 안나 프롤리나, 예카테리나 에바쿠모바(이상 바이애슬론), 노르웨이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 국적을 취득한 김마그너스(크로스컨트리), 미국에서 귀화한 이미현(프리스타일 스키), 독일 국가대표 출신 에일린 프리쉐(루지), 캐나다 등에서 귀화한 멧 달튼 외 6명(남자 아이스하키), 미국 등에서 귀화한 랜디 희수 그리핀 외 3명(여자 아이스하키)이 한국 대표로 출전했습니다. 한국은 이번 평창 올림픽에 144명을 출전시켰는데 이 가운데 19명(13%)이 귀화 선수였습니다. 이들은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겨울스포츠의 저변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최근에는 국제결혼 등으로 베트남, 일본, 중국은 물론이고 미주와 유럽에서 온 많은 외국인이 한국 국적을 얻어 국내에 살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204만 명의 외국인이 국내에 거주하며 매년 1만 명 이상이 한국 국적을 새로 취득한다고 합니다. 다문화가정 자녀도 20만 명에 이르렀고 이미 학령인구에 진입했습니다.
기업, 자본, 사람들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드는 오늘날 순혈주의적 단일민족은 하나의 이데올로기에 불과합니다. 이민자들과 함께하는 다문화사회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합니다. 개방적 태도로 이방인들을 포용하여 그들의 재능과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이번 평창 올림픽은 귀화 선수들의 능력과 기술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보탬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초국가적 경쟁 시대에 우리 안의 이방인들이 가진 인적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우리의 국력이 그만큼 커질 것입니다. 마치 ‘샐러드볼’처럼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각자의 특성을 발휘한다면 더 강한 국가 역량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우리와 그들 사이에 배타적 경계선이 있다면 과감히 지우고 함께 공존하는 것은 숙명입니다.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