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백범 김구 주석은 1940년 한국광복군을 창설하고 1∼3지대를 충칭, 시안, 푸양에 두었다. 2차대전 막바지, 백범은 OSS와 손잡고 국내 침투를 위한 ‘독수리 작전’을 극비리에 추진했다. 어제 본보에는 이 작전을 위해 중국 산시성 시안에 마련됐던 광복군-OSS훈련소가 공개됐다. 현지 취재를 통해 조국 독립을 염원한 청년들이 수직에 가까운 험난한 협곡을 오르내리며 사격 교량파괴 같은 특수군사훈련을 받았던, 그 치열한 현장이 처음 확인된 것이다.
▷1945년 8월 7일 시안에서 백범은 도너번과 만나 한반도 진공에 대한 세부 계획을 마련하고 대일(對日) 군사 공동작전에 합의했다. 시안과 푸양에서 비밀훈련을 받은 광복군 정예대원들을 산둥반도에서 미국 잠수함에 태워 본국으로 침투시킨 다음, 연합군의 일원으로 곳곳에서 교란작전을 펼치겠다는 연합작전의 구상이었다. 한미 군사협력과 합동훈련의 뿌리가 임시정부로 거슬러 올라가는 셈이다. 안타깝게도 공동작전을 실행하기도 전에 일본이 항복하는 바람에 한국은 승전국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백범이 “수년 동안 애를 써서 참전을 준비한 것도 모두 허사로 돌아가고 말았다”며 탄식한 이유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