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대 교수 ‘완벽 보안’ 주장 반박 ‘가상통화 미래-블록체인 활용’ 토론선… 정부규제 싸고 ‘비판 vs 옹호’ 열띤 논쟁
“가상통화는 ‘못 뚫는 방패’로 흔히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도 해킹이 가능하다는 논문이 발표된 바 있다.”
김용대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사이버보안연구센터장)는 28일 열린 ‘2018 동아 인포섹―정보보호 콘퍼런스’에서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자율주행차, 드론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취약점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다.
‘탈중앙화’를 특성으로 하는 블록체인과 가상통화는 보안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김 교수가 “해킹으로 뚫릴 수 있다”고 하자 청중은 큰 관심을 보였다. ‘이더리움의 스마트 계약 2만2493개를 7가지 방법으로 공격해 보니 2만1281개(94.6%)가 보안에 취약했다’는 논문이 이달 발표됐다고 김 교수는 소개했다.
가상통화 거래소들의 보안 문제도 지적됐다. 그는 “거래소들이 처음 설계 때부터 보안을 고려했다면 비용을 상당히 절감했을 텐데 뒤늦게 보완하려다 보니 비용과 시스템 등에서 문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일부 거래소는 이를 보완해 은행 못지않은 보안 능력을 갖췄다. 일회성 대책이 아닌 지속적인 강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가상통화의 미래와 블록체인 활용방안’을 주제로 열린 토론에선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이사와 한호현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팽팽하게 맞붙었다.
가상통화에 대한 정부 규제와 관련해 김 이사는 “미국 일본 심지어 중국도 한국처럼 (문을 닫는다는 식의) 극단적인 발표를 한 곳이 없다. 이런 식이면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 교수는 “정부의 발표나 내용을 지나치게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문제다. 규제가 있다고 기술 발전이 저해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김 이사는 인터넷이 세상을 바꾼 것처럼 가상통화와 블록체인이 혁신적인 변화를 불어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상은 개인 간 연결이 촘촘해지고 거래 비용이 ‘0’에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블록체인이 이를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도 “블록체인은 만능열쇠가 아니다. 위·변조가 ‘불가능하다’가 아니라 ‘어렵다’는 정도로 보는 게 맞다”며 보안 문제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