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명 중 30명 기초단체장 도전 1명 빼곤 與… 4년전의 3배 수준 시의원 자리보전용 ‘밀당 출마’도
요즘 서울시 출입기자들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알림은 다른 때보다 더 많이 울립니다. e메일보관함은 보도자료로 넘칩니다.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도전을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민병두 우상호 전현희 의원 측은 물론이고 기초단체장 출마를 선언하는 서울시의회 의원들 소식이 확연히 늘었습니다.
이들 시의원 106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 김구현(성북) 박운기(서대문) 김문수(성북) 오봉수(금천) 김선갑(광진) 오경환(마포) 김미경 의원(은평) 등은 이미 구청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여기에 양준욱(강동) 조규영(구로) 등 20명이 넘는 다른 의원들도 구청장에 도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상모 의원(노원)은 고향인 경남 거제시장에 도전합니다.
2014년 지방선거 때만 해도 시의원 가운데 ‘좀더 큰물에서 놀겠다’며 출사표를 낸 사람은 10명이 안 됐습니다.
‘이재명 효과’를 얘기하기도 합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걸 목격한 시의원들은 ‘비록 기초단체장이어도 유권자 눈을 사로잡으면 용꿈을 꿀 기회는 온다’는 희망을 품는 겁니다.
시의회 안팎의 얘기를 들어보니 당내 후보 경선에서 이길 확률은 낮지만 이판사판이라는 식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여차하면 무소속으로 나와 여당 표를 분산시킬 수도 있으니 내 시의원 공천은 딴 사람 줄 생각하지 말라’는, 당이나 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일종의 ‘밀당’으로 보는 시각도 있네요. 봄이 오기도 전에 벌써 지방선거는 시작됐습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