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이디 버드’ - ‘쓰리 빌보드’ - ‘셰이프 오브 워터’(왼쪽부터).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이십세기폭스코리아
‘미투 운동’ 한창인 한국영화계에 큰 울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5일 펼쳐지는 가운데 여느 해보다 관심을 얻고 있다. 최근 국내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관련해 일정한 시사점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한국시간) 미국 LA 할리우드 코닥극장에서 열리는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 관한 강한 메시지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여성이 주도한 영화와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대거 작품상과 감독상, 주연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 올랐기 때문이다.
인종차별과 함께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도 약진했다. 인종차별에 관한 메시지를 담은 ‘겟 아웃’은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 후보가 됐다. 주연 다니엘 칼루야와 ‘이너 시티’의 덴젤 워싱턴 등 흑인 배우들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겟 아웃’의 조던 필 감독 역시 흑인으로서 감독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교수와 소년을 내세운 퀴어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도 작품상 등을 노리고 있다.
또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하고 그에 대한 단죄를 요구해온 미투 운동과 관련해 이날 시상식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배우와 감독 등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행동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들은 그래미상과 골든 글로브, 영국 아카데미상 등 전 세계 음악과 영화산업을 주도하는 미국과 영국의 주요 무대에서 성차별과 성폭력의 현실에 맞서며 드레스 코드 등으로 강한 항의 메시지를 드러냈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가장 큰 무대라는 점에서 이 같은 메시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충격과 함께 건강한 사회적 변화의 움직임을 가져다준 국내 미투 운동과 관련해서도 큰 시선을 모을 전망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